부상당한 동물 구하는 3D 프린터, 전망과 한계는?

  • 이후림 기자
  • 2021.04.06 17:13
3D 프린터로 제작된 보철물을 착용해 새로운 다리를 얻은 뱀잡이수리 모습 (사진 'E-Nable' 페이스북)/ 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그동안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던 부상당한 야생동물을 위한 인공 장치가 3D 프린팅으로 만들어 낸 보철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5일(현지시간) 환경전문매체 몽가베이(Mongabay)에 따르면 비용과 시간이 절약되는 3D 프린팅은 부상당한 동물을 돕는 보철물 가공에 혁명을 일으켰다. 과거에는 야생동물을 위한 인공 장치를 생산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2003년 일본에서 돌고래를 위한 인공 꼬리와 지느러미를 만드는 데 약 10만 달러(약 1억 2000만 원)가 소요됐고 2007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돌고래를 위한 인공 장치를 생산하는 데 무려 18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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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3D 프린팅은 비용과 시간이 이보다 적게 걸린다고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사용해 디자인하기 때문에 부리, 꼬리 또는 작은 디테일까지 세밀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동물들이 상대적으로 인공 장치보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활동을 할 수 있게 돕는다.

3D 프린터로 제작된 보철물을 착용해 새로운 다리를 얻은 뱀잡이수리 모습 (사진 'E-Nable' 페이스북)/ 뉴스펭귄
3D 프린터로 제작된 보철물 (사진 'E-Nable' 페이스북)/ 뉴스펭귄

이에 그동안 밀렵꾼에 의해 총에 맞은 것으로 의심되는 부리가 잘린 대머리 독수리, 불법 야생동물 시장에서 발견된 윗 부리 절반이 사라진 주황색가슴 흑색큰부리새, 갱단에 의해 부리가 절단된 두색노란가슴 큰부리새 등이 3D 프린팅으로 새로운 부위를 얻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계 엔지니어 랄스탈만(Lars Thalmann)은 3D 프린팅으로 만들어진 보철물이 모든 부상당한 동물의 해답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3D 프린터의 10년 이상 축적된 기술에도 불구하고 동물 구조 관행은 여전히 실험적이다" 라며 "과정은 여전히 느리고 기계의 크기와 재료의 종류에 따라 장치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 구조는 사실 기술의 발전보다 동물보호자 및 기술자들의 열정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끼리를 포함한 일부 종의 경우 해당 보철물이 장기적 치료 해결책은 아니라고 알려졌다.

다리가 절단된 아시아코끼리 척크 (사진 'Wildlife Alliance' 페이스북)/뉴스펭귄
의족을 착용한 아시아코끼리 척크 (사진 'Wildlife Alliance' 페이스북)/뉴스펭귄

밀렵꾼이 놓은 올무에 걸려 한쪽 다리가 잘린 채 구조된 아시아코끼리 척크(Chhouk)는 6개월에 한 번씩 새 의족이 필요하다. 척크의 몸무게가 점점 늘어날 뿐 아니라 몸집이 큰 코끼리 종의 특성상 적어도 아직은 3D 프린터를 사용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한 의족을 만드는 것이 불가하다.

그럼에도 부상당한 야생 동물을 돕기 위한 수단으로서 해당 기술은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3D 프로세스가 상당한 노동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특히 멸종위기에 처한 개체들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유망한 발전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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