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그린란드 얼음에 생긴 싱크홀, 빙상 유실 속도 높인다"

  • 임병선 기자
  • 2021.04.06 11:51
그린란드에 강이 형성됐고 공동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사진 Laurence C. Smith)/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그린란드 빙상에 생긴 싱크홀이 얼음 손실 속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앞서 얼음의 땅 그린란드에서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에 의해 빙상이 빠르게 녹고 있으며, 얼음 녹은 물이 강을 형성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5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최근 고다드비행센터 연구진이 그린란드 빙상 아래 암석과 맞닿아 있는 부분까지 이어진 싱크홀이 생기고, 싱크홀을 따라 얼음 녹은 물이 지반까지 흘러가면서 그린란드 빙상 손실을 더 빠르게 만든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같은 날 나사 연구진은 학술지 지오피지컬 리처치 레터스(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빙하퇴적물로 형성된 강이 빙상 아래 물 저장량과 일간 빙상 움직임을 강제적으로 바꾼다(Supraglacial River Forcing of Subglacial Water Storage and Diurnal Ice Sheet Motion)'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그린란드 빙상은 지반 위에 위치한다. 그런데 빙상 위 얼음이 빠르게 녹으면서 '물랭(Moulin)'이라고 불리는 지반까지 연결된 공동(空洞)이 형성된다. 공동은 빈 공간을 의미한다. 빙상 위 얼음이 녹아 형성된 강물은 물랭과 만나게 된다. 

(사진 Gregory Lloyd/NASA)/뉴스펭귄

나사는 이렇게 되면 물랭을 따라 얼음이 녹은 따듯한 물이 빙상 가장 아랫부분에 지속적으로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빙상 유실 속도를 높인다.

연구진 로렌스 스미스 박사는 "이 싱크홀이 매우 작더라도 수압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얼음 유실 속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그린란드 얼음에 형성된 공동 (사진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UCLA)/뉴스펭귄
(사진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UCLA)/뉴스펭귄

그린란드 얼음이 녹아 빙상 위에 커다란 강을 형성하고, 이에 따라 얼음 유실이 가속한다는 사실은 앞서 밝혀졌다. 

그러나 그린란드 얼음 유실 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전부는 밝혀지지 않아 과학자들은 그린란드 빙상이 얼마나 빨리 녹을지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물랭과 유속, 얼음 유실 속도 간 상호작용을 계산한 결과를 내놨다.

나사는 이번 연구 이후 나사와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가 협력해 준비 중인 얼음 표면 연구를 통해 추가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측정 장비를 설치하는 연구진 (사진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UCLA)/뉴스펭귄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많은 언론매체들과 달리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나 주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자본,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뉴스펭귄이 지속적으로 차별화 된 기후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후위험을 막는데 힘쓰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만, 뉴스펭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후원할 수 있는 분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지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월 뉴스펭귄을 후원해주세요. 단 한 차례 후원이라도 환영합니다. 후원신청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기후위험 막기에 전념하는 독립 저널리즘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