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 달린 존재들의 비애'... 아프리카에 켜진 적신호

  • 남주원 기자
  • 2021.04.05 12:16
사바나코끼리 (사진 IUCN)/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인간은 지난 2000년 동안 동물들의 송곳니와 뿔을 착취해 왔다. 그리고 21세기에도 밀렵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케냐 마라 코끼리 프로젝트(Mara Elephant Project) 소속 제이크 월(Jake Wall)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아프리카코끼리들이 인간활동으로 인해 실제로 활동하는 영역은 매우 협소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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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지난 15년간 세이브더엘리펀츠(Save the Elephants) 등 보호단체와 함께 아프리카 전역에 분포하는 코끼리 229마리에게 위치추적장치(GPS)를 달아 코끼리 서식지와 인간활동 등을 분석했다.

상아를 얻으려는 인간의 밀렵은 거대한 코끼리들이 비좁은 땅에 머물도록 했다. 조사 결과 아프리카 전체 땅의 62%에 해당하는 약 1816만㎢ 면적이 여전히 코끼리에게 적합한 서식지이나 실제 코끼리가 활동하는 범위는 그중 약 17%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코끼리에 속하는 둥근귀코끼리(African Forest Elephant)와 사바나코끼리(African Savanna Elephant) 2종은 모두 멸종의 위협에 더욱 가까워졌다.

둥근귀코끼리는 적색목록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종으로, 사바나코끼리는 '위기'(EN, Endangered)종으로 상향 조정된 것이다. 평가 자료에 따르면 개체수는 각각 지난 31년 동안 86% 이상, 50년 동안 최소 60% 감소했다. 인간들이 상아를 얻기 위해 코끼리들을 죽이고 그들의 서식지를 침범한 결과다.

코뿔소 뿔 (사진 Rhino Conservation Botswana)/뉴스펭귄

뿔을 위한 밀렵의 희생자는 코끼리 뿐만이 아니다. 인간은 코뿔소의 상징인 뿔을 그들로부터 앗아갔다. 

코뿔소 뿔은 인간 손톱을 구성하는 케라틴과 같은 물질로 이뤄져 있다.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코뿔소 뿔에 항암 효과가 있다고 믿어 밀렵과 밀거래가 횡행하고 있다. 아랍권에서는 장신구로 판매되기도 한다.

인간에 의해 수많은 코뿔소들이 끊임없이 죽어나가자 지난해 6월 아프리카는 최후의 보루를 내놓았다. 밀렵꾼으로부터 남아있는 코뿔소를 지키고자 그 뿔을 잘라내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보츠와나 정부는 "코뿔소를 더 이상 사냥 가치가 없도록 만들어 밀렵꾼에게 희생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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