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 발견된 '생태계 교란종' 미국가재... 추적해보니 한숨

  • 남주원 기자
  • 2021.04.02 11:43
미국가재는 주로 유속이 느린 하천과 연못에서 서식한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국내 청주에서 생태계교란종 '미국가재' 10여 마리가 발견됐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16일 민원 제보를 통해 충북 청주 두꺼비생태공원에서 미국가재 서식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미국가재가 청주에서 목격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2018년 영산강과 만경강 유역에서 서식이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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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청이 현장을 조사한 결과 총 18마리의 미국가재가 두꺼비생태공원에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청은 즉각적인 퇴치작업을 벌여 그 중 14마리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제보받은 미국가재 개체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현장에서 포획된 개체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미국가재는 2019년 우리나라에서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한국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일대에서도 침입 외래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농경지 피해와 수생태계 교란을 야기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토종 가재류에 심각한 피해를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가재는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데다 천적이 적어 국내 생태계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월동 등 서식이 가능하다. 게다가 굴을 파는 습성 탓에 논밭이나 소택지 등 곳곳에 구멍을 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한국관상생물협회 송영민 이사는 "(미국가재가 굴을) 5m까지 파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둑이나 제방 같은 경우 많은 개체가 굴을 파놓으면 사람이나 경운기 트랙터가 둑을 지나갈 때 무너질 수도 있다"라고 지난해 9월 KBS와 인터뷰에 말했다.

 미국가재 굴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원래 북미에 사는 미국가재는 관상용 또는 식용으로 수입된 이후 무책임하게 방사되면서 국내 생태계에 유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1990년대 초반 주한미군에 의해 처음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관상용으로 수족관 및 인터넷 거래업체를 통해 전국적으로 유통됐다.

금강유역환경청은 미국가재 확산을 방지하고자 두꺼비생태공원 지역과 반경 5㎞ 이내 인근 연결 수계인 산남천, 무심천, 미호천에 대해 추가적인 서식여부 조사 및 발견 시 퇴치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박하준 금강유역환경청장은 “생태계 건강성 회복을 위해 생태계교란 생물 퇴치를 철저히 추진할 예정"이라며 "민간에서 관상용으로 키우던 외래종의 방사 내지 유출로 인해 문제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꺼비생태공원 미국가재 포획지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야간조사 현장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한편 지난달 29일 뉴스펭귄은 '유입주의 생물 100종'이 추가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유입주의 생물이란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외래생물 중 국내에 유입될 경우 생태계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생물로, 환경부가 지정·고시하는 생물종을 일컫는다.

국제적으로 생태계 위해성이 확인된 생물이거나 해외에서 사회적 또는 생태계 피해 유발 사례가 있는 생물, 서식지 여건이 국내 환경과 유사해 정착 가능성이 높은 생물을 조사해 지정한다.

신규 추가된 유입주의 생물에는 개이빨고양이눈뱀, 네발가락고슴도치, 가시개소리쟁이, 몽키망둑, 아시아작은몽구스 등 독특한 이름을 가진 동식물이 다수 포함돼 있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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