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하루만 참으면, 자동차 3개월치 탄소 줄인다

  • 조은비 기자
  • 2021.04.01 13:35
(사진 본사DB)/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채식주의자 또는 특정한 종교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면, 소고기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먹는 육류의 하나다. 하지만 축산업이 기후위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소고기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소고기를 덜 먹으면 그만큼 탄소배출 저감에 동참하는 것이라는 과학적 사실이 속속 발표되면서다.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의 책 '육식의 종말'에 따르면, 소를 사육하려면 초지가 필요하고 초지 조성을 위해 대규모의 열대우림이 사라진다. 또 소에게 먹일 사료로 쓰이는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도 탄소 배출은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소가 풀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방귀나 트름을 통해 배출되는 메탄이 문제가 되고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3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로 알려져 있는데, 소 한마리가 매년 방출하는 메탄의 양은 평균 70~12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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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의 2019년 통계 기준으로 전 세계에 약 15억7000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있다. 이 소들은 연간 약 1억500만~1억8000만t의 메탄을 배출한다. 트림과 방귀를 통해서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Jonathan Safran Foer)는 '우리가 날씨다'라는 책에서 만약 전세계에 소들을 하나의 국가로 친다면 중국 미국에 이어 온실가스 배출 3위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소고기 1인분을 먹는 것은 이산화탄소 3㎏을 배출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소 사육이 기후위기에 끼치는 악영향은 이뿐 만이 아니다. 소를 사육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물이 소요되는데, 물발자국네트워크(Water footprint network)의 자료에 따르면 각 식품 1kg을 생산할 때 채소의 물 발자국은 322L가 발생하는데 비해 소고기는 1만5415L가 사용된다.

세계보건기구(이하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축산업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채식위주 식단을 권장했다. 하루 최소 400g에 해당하는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하고 50g 이하의 설탕과 43g 이하의 고기를 먹을 것을 추천하고 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옥스퍼드 대학교(Oxford University) 연구팀은 WHO가 권장하는 채식 식단에 따를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29~70%까지 감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4인 가족이 1주일에 하루만 고기, 치즈를 제외한 채식 식단을 실천하면 5주 동안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은 것과 같은 양의 온실가스 감축을 이뤄낼 수 있다. 또 1주일에 하루만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3개월 동안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은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2019년 8월 발표된 기후위기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기후변화와 토지(Climate Change and Land)' 특별보고서에서도 전 세계 사람들이 동물성 음식 섭취를 중단하고 채식을 할 경우, 80억t가량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는 2018년 전 세계에서 배출된 온실가스 371억t 중 22%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식단 구성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율 (사진 IPCC 기후변화와 토지 보고서)/뉴스펭귄
식단 구성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율 (사진 IPCC 기후변화와 토지 보고서)/뉴스펭귄

포어는 '우리가 날씨다'에서 존스 홉킨스대학 보고서를 인용, "전 세계의 고기와 유제품 소비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비농업 부문에서 배출량을 크게 줄인다 해도 전 세계 평균기온은 2도 이상 오를 것"이라며 동물성 제품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기후위기라는 시한폭탄을 해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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