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여행 가방 속 나온 멸종위기 거북 185마리

  • 남주원 기자
  • 2021.03.30 13:50
이하 여행 가방에서 나온 갈라파고스땅거북 새끼들 (사진 'Aeropuerto Ecológico Galápagos'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여행 가방에서 멸종위기 새끼 거북 185마리가 나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에콰도르령 갈라파고스 제도에 있는 시모어 공항 측은 검문 과정에서 갈라파고스땅거북 185마리를 불법 밀매하려는 행위가 적발됐다고 28일(현지시간) 공식 SNS에 밝혔다.

살아있는 거북들이 비닐에 꽁꽁 싸여있다 (사진 'Aeropuerto Ecológico Galápagos'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사진 'Aeropuerto Ecológico Galápagos'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공항 측이 공개한 사진 속 새끼 갈라파고스땅거북들은 빨간색 여행 가방 안에 비닐에 싸인 채 빼곡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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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가방은 기념품을 담았다고 거짓 보고됐으나 엑스레이 스캔 중 불규칙한 배열이 감지되면서 의심을 샀다. 확인 결과 가방에서 나온 거북 수는 모두 185마리로 그중 10마리는 이미 죽어있었다. 

나머지 살아남은 개체들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전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는 새끼들로 한 손에 잡힐 만큼 몸집이 작았다.

(사진 'Aeropuerto Ecológico Galápagos'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이날 에콰도르 환경부는 당국이 해당 사건에 대해 엄밀히 조사하고 있으며 밀매를 시도한 당사자에 대해 법적 처벌할 것이라고 공식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에콰도르 환경부 장관 마르셀로 마타(Marcelo Mata)는 “사회와 환경, 생태계에 이토록 많은 해악을 끼치는 사람들을 절대로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적으로 모든 대응을 할 것이며 만약 필요하다면 사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고 분노했다. 

갈라파고스의 밀매 행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당국 환경부의 엄포가 무색하게도 밀매 범죄자는 최대 3년 징역형이라는 처벌만 받을 뿐이다.

반면 뉴욕주립대학교 환경산림생물학 제임스 P.깁스(James P. Gibbs) 교수에 따르면 어리고 건강한 거북 한 마리는 약 5000달러(약 567만 원)에 팔릴 수 있다. 

(사진 'Aeropuerto Ecológico Galápagos'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한편 갈라파고스땅거북은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저서 '종의 기원'에 큰 영향을 미친 동물로도 유명하다. 당시만 해도 15개의 아종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인간의 남획으로 인해 현재는 거의 멸종되고 개체수도 얼마 남아 있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에 여행 가방에서 나온 거북들은 아직 정확한 종이 밝혀지지 않았다. 거북 전문가이자 갈라파고스 보호협회 과학자 워싱턴 타피아(Washington Tapia)는 "현재로서는 이 거북들이 어떤 종에 속하는지 알 수 없다"라며 "육안으로는 이들 종을 식별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이를 알 수 있는 유일하고 정확한 방법은 유전자 분석 검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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