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식탁'에는 메탄가스를 줄일 수 있는 열쇠가 숨어있다

  • 임병선 기자
  • 2021.03.30 11:44
(사진 Future Feed)/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하와이 사람들이 즐겨 먹는 특정 해초를 소에게 먹이면 소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Davis), 호주연방과학원(CSIRO) 등 공동 연구진은 사육 중인 소에게 해초를 먹여 온실가스 메탄을 82% 적게 배출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지난 17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연구진이 소에게 먹인 해초는 바다고리풀(학명 Asparagopsis taxiformis)로 하와이에서는 리무 코후(Limu Kohu)라고 불리며 사람 음식으로 소비되는 홍조류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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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고리풀과 돼지고기를 무친 하와이식 음식 (사진 Bert Kimura - 위키미디어 커먼스)/뉴스펭귄

연구진은 육우로 사육되는 소 21마리를 대상으로 5개월 동안 80그램의 해초를 식단에 추가하고 메탄 배출량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연구진은 해조류를 섭취한 소는 메탄을 훨씬 적게 배출하고 실험 기간 동안 해초의 효능이 감소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해초를 먹은 소가 메탄을 적게 배출하는 이유는 해초가 소 위장 속에서 메탄을 발생시키는 효소를 억제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구진이 해조류를 먹인 소와 일반 사료만 먹인 소의 몸무게 추이를 비교한 결과 체중은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해초 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통해 바다고리풀을 양식하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방목 중인 소에게 해초를 자연스럽게 먹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바다고리풀이 소 사육 시 메탄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은 2014년 호주 선샤인코스트대 연구진이 처음 밝혀냈다. 호주연방과학원은 지난해 8월 '퓨처 피드(Future Feed)'라는 회사를 설립해 바다고리풀 함유 사료 판매에 나섰다. 업체는 호주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브로턴항(Port Broughton)에 바다고리풀 대형 양식장을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진 Future Feed)/뉴스펭귄
(사진 Future Feed)/뉴스펭귄

소는 섭취한 음식을 여러 번 되새김질하는 반추동물로 소화시키는 동안 배속에서 온실가스인 메탄이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한 메탄은 소 코와 입을 통해 약 95%, 항문으로 약 5%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 

메탄은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공기 중에는 짧게 머무르지만 열을 가두는 능력이 높아 단기적 지구 기온 변화에 크게 기여한다고 알려졌다.

소 한 마리당 메탄을 연간 85kg 정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서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메탄이 지구가열화를 가속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 세계 연간 메탄 발생량 중 소 사육으로 인해 발생하는 양이 25%가량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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