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합성하는 달팽이 나야 나' 귀염뽀짝 '양누디'

  • 이후림 기자
  • 2021.03.26 13:49
양누디 (사진 위키피디아)/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축적하는 바다 생물이 있어 화제다.

하얀 얼굴에 검은 구슬 눈이 콕콕, 복슬복슬한 초록 돌기가 마치 '양'을 연상시키는 외모다. 독보적으로 깜찍한 외모를 가진 이 생물은 햇빛이 닿을 수 있는 바다 9~18m 아래 서식하는 7~8mm 길이의 아주 작은 민달팽이다.

'양누디' 또는 '바다 양'이라고 불리는 해양 무척추 동물 코스타시엘라 쿠로쉬매(Costasiella Kuroshimae)는 만화 캐릭터처럼 귀여운 외모로 관심을 끌기도 하지만 주로 식물에게만 있는 광합성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눈길을 끈다. '태양열 동력 바다 민달팽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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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누디는 해조류를 부분적으로 섭취하며 엽록체만을 빨아들여 소화기관에 저장한다. 이들은 해조류로부터 광합성 세포기관인 엽록체를 흡수한 덕분에 해당 에너지만으로 최장 10일가량 살아남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필리핀 바탕가스주립대학교 조교수 미겔아즈쿠나(Miguel Azcuna)는 "바다 양은 광합성을 통해 식생활을 보충하는 몇 안 되는 다세포 유기체 중 하나"라며 "인간이 샐러드를 먹고 엽록체만을 분리해 소화기관에 저장하는 것과 같다. 햇볕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 생존하기 수월하다"라고 설명했다.

양누디 (사진 위키피디아)/뉴스펭귄

하지만 이 작은 녀석들 역시 생존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주로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 분포돼 있는 양누디가 불법어업과 기후위기 등으로 인해 서식지 위협에 처해있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폭발물을 통한 파괴적 어업과 불법어업이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런 어업행위는 해양 서식지를 파괴하며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죽인다.

필리핀 팔라완 섬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매체에 따르면 기후위기 역시 이들의 서식지에 영향을 미친다.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필리핀에서 매년 평균 20번 남짓 발생하는 강한 폭풍과 태풍은 해양 환경에 엄청난 피해를 야기한다. 강한 파도와 해류는 회오리 모래바람을 만들어 양누디의 서식지인 해조류를 뿌리 뽑을 수 있다.

플라스틱은 이들에게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한다. 2015년 발표된 월스트리트 저널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은 세계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3번째로 큰 기여를 하는 국가다. 해당 국가 플라스틱 폐기물 중 3분의 1 이상이 바다로 흘러간다. 

이렇게 흘러 들어간 미세 플라스틱은 양누디의 입을 막거나 소화기관에 축적될 수 있으며 유출되는 화학 물질 역시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한편 바다에 사는 몇몇 복족류(복부에 다리가 붙은 연체동물)가 양누디와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나뭇잎을 닮은 푸른 민달팽이(Elysia chlorotica)는 동일하게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생존하지만 10일 남짓인 양누디와 달리 아홉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엽록체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성한다.

푸른 민달팽이 (사진 Flickr)/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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