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DNA로 구별한다? '구상나무 숲' 복원 박차

  • 이후림 기자
  • 2021.03.24 18:26
지리산 구상나무 숲 (사진 산림청)/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DNA 이력 관리를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숲을 회복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24일 산림청 백두대간보전팀은 우리나라 특산수종 구상나무 숲을 회복하기 위해 유전자(DNA) 이력 관리를 통한 복원 재료 확보와 관리 기술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상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한라산과 지리산에서만 자라는 국내 고유 특산수종이기도 하면서 유럽으로 반출돼 크리스마스트리로도 활용되고 있는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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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특별한 배경을 가진 구상나무가 최근 기후위기 인한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구상나무 세계자연보전연맹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2019년 산림청 전국실태조사 결과 쇠퇴율이 무려 33%로 나타나 유전자원 보존과 자생지 복원이 가장 시급한 수종으로 밝혀진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 종으로도 지정돼 있다.

산림청은 위기에 처한 구상나무를 살리기 위해 복원이 필요한 지역에 가장 적절한 개체를 선발하는 새로운 기술을 확보했다. 유전자 식별표지를 통해 유전특성을 분석해 대상 지역에 적합한 개체를 확보하는 '유전자 이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금원산 잔존집단 복원 시험지 (사진 산림청)/뉴스펭귄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구상나무 잔존 집단 금원산에 복원 시험지를 조성한 결과 해당 시스템이 어린 구상나무 생존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원산은 구상나무 분포 면적이 1ha 미만이며 어른 나무 30채에 못 미치는 대표적인 소규모 잔존 집단이다. 또한 유전자 분석 결과 다양성이 낮고 기후위기에 따른 소멸 위협이 높아 정착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내 구상나무가 초기 정착에 성공하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해 10월 산림청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금원산에 심은 구상나무 1,350본 중 99%가 생존했으며 생육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산림청은 우리나라 지역 고유의 유전자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전자 이력 관리를 통한 복원 재료를 지속해서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산림청 김원중 백두대간보전팀장은 "유전자 이력 관리를 이용한 과학적인 복원기술은 구상나무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취약한 우리나라 고산 침엽수종 숲의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전자 이력관리 구상나무 개체 (사진 산림청)/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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