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뭐지?' 헬리콥터에 매달린 코뿔소, 숨겨진 뜻밖의 사연

  • 이후림 기자
  • 2021.03.19 13:27
(사진 WWF South Afric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최근 10년 동안 헬리콥터에 거꾸로 매달려가는 코뿔소의 모습은 아프리카 상공에서 종종 목격됐다. 자칫 폭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광경은 사실 멸종위기종의 생존에 관한 것이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멸종위기에 처한 코뿔소를 들것에 눕혀 이동하는 것보다 거꾸로 매달아 이동하는 방법이 코뿔소 건강에 더 좋다는 최근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뿔소가 상공에서 힘들게 이동해야만 하는 이유는 이들의 개체 수 보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다.

공격적인 인간의 밀렵행위로 한때 무려 98%의 개체가 사라져 단 2,354마리만이 살아남았던 검은 코뿔소는 현재 지속적인 보존 노력으로 5,600여 마리로 증가했다. 이들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아프리카 전역에 10만 마리 이상이 서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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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WWF South Afric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사진 WWF South Afric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사진 WWF South Afric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동물단체들의 지속적인 보존 노력 중 하나가 바로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이주 해결책이다. 여전히 밀렵꾼들에게 쫓기고 있는 코뿔소는 밀렵꾼들의 발길이 닿을 수 없는 외딴 지역의 농장과 야생 보호구역으로 옮겨진다.

매체에 따르면 개체 수 보존을 위해 부득이 서식지를 옮겨야 하는 코뿔소는 트럭으로 옮겨지기도 하지만 헬리콥터를 통해 옮겨지기도 한다. 일부 아프리카 서식지는 차량 진입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헬리콥터로 옮겨지는 코뿔소는 들것에 옆으로 눕혀 이동되거나 거꾸로 매달려 이동된다. 자칫 폭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코뿔소를 들것에 고정시켜 이동하는 편보다 거꾸로 매달아 이동하는 편이 코뿔소의 건강에도, 비용적, 시간적 측면에서도 더욱 낫다고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두 환경에서의 코뿔소 호흡을 비교한 결과 코뿔소가 거꾸로 매달려 이동될 때 혈중 산소 수치가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같은 자세가 척추를 늘려 기도를 확장하기 때문이다. 이는 코뿔소에게 보다 원활한 호흡을 가능하게 한다.

(사진 WWF South Afric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전문가는 "두 환경에서의 수치 차이는 크지 않지만 모르핀보다 1,000배 강한 오피오이드 진정제가 저산소 혈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약간의 산소를 더 얻기 위해서라도 매달려 이동하는 편이 코뿔소 안전에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와 같은 보존 노력에 힘입어 2020년 나미비아의 코뿔소 밀렵행위는 2019년에 비해 40% 감소했다.

(사진 IUCN 적색목록 캡처)/뉴스펭귄

한편 검은 코뿔소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단계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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