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아·뜨죽아'를 잇는 차세대 커피 트렌드 '버드 프렌들리'

  • 이후림 기자
  • 2021.03.19 08:00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버드프렌들리'(Bird Friendly®)인증 커피가 새로운 친환경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 성인 연간 커피 소비량은 1인당 353잔으로 세계 인구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인 132잔의 2.7배에 달한다. '커피공화국'이라 불리는 한국에 걸맞은 숫자다. 

이처럼 커피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커피 생산 과정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유기농, 공정무역 등 지속가능한 커피, 착한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친환경 커피 수요와 공급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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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프렌들리' 인증 마크 (사진 스미소니언철새센터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버드프렌들리'(Bird Friendly®)인증 커피가 새로운 친환경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버드프렌들리 커피는 간단히 말해 새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는 농장에서 나오는 커피를 일컫는다. 세계 커피 농장 4분의 3이 숲 서식지를 파괴하며 재배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숲을 파괴하지 않고 기존 토착 나무 밑 그늘에 커피나무를 심어 재배하는 방식이다.

썬그로운(햇빛 밑에서 자란 커피)과 셰이드그로운(나무 그늘 아래서 자란 커피) 재배 환경을 비교한 자료, 썬그로운 재배 환경에서 61종의 조류만이 서식 가능한 반면 셰이드그로운 재배 환경에서는 243종의 조류가 서식 가능하다 (사진 스미소니언철새센터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해당 인증을 받으려면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받아야 한다고 알려졌다. 유기농 인증은 물론 토착 나무 품종이 최소 10가지 이상이어야 하며 이는 농장 전체 나무 40%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야 한다.

매체에 따르면 그동안 커피 재배를 위해 중남미 250만 에이커가 넘는 열대 우림이 파괴됐고 이로 인해 야생 조류, 동물 및 식물의 다양성이 크게 감소했다. 커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살포되는 유해한 살충제와 비료 또한 숲을 점점 황폐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됐다.

버지니아공대 야생동물보호 연구팀은 "중남미 대부분의 커피농장은 전통적인 그늘 재배법을 버리고 초목이 없는 햇볕 아래에 커피나무를 심는 공장식 재배법으로 전환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많은 새들이 적절한 서식지를 찾지 못해 살아남지 못하거나 성공적으로 번식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오늘날 판매되는 대부분의 커피는 햇빛이 커피 덤불을 더 빨리 자라게 한다는 이유 때문에 그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재배된다. 이에 공장식 재배로 인한 열대우림 생물의 다양성 손실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커피 열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버드프렌들리 커피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맛'이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커피는 기존 커피보다 더 좋은 맛을 낸다고 알려졌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커피 전문가들은 그늘에서 재배된 커피가 햇볕 아래에서 재배된 커피보다 풍미와 향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아라비카(Arabica) 커피는 대부분 부분적인 그늘 아래 재배된다. 반면 로부스타(Robusta) 커피는 대부분 썬그로운 방식인 햇볕 아래서 재배된다. 아라비카 커피는 세계 커피 생산량의 75~80%를 차지하고 로부스타는 약 20%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로부스타는 아라비카보다 맛이 좋지 않아 품질이 낮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알려졌다.

한편 버드프렌들리 인증을 받은 커피는 캐나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에 위치한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구입 가능하며 스미소니언철새센터 홈페이지에 명시된 커피콩구매사이트 혹은 아마존 스토어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해당 인증을 받은 커피 농장 또한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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