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은둔자' 오리너구리 구하기 프로젝트 나선 호주

  • 남주원 기자
  • 2021.03.20 00:00
오리너구리 (사진 Flickr)/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호주 정부가 본격적으로 멸종위기 오리너구리 구하기에 나섰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는 내년까지 일명 '오리너구리 보호소'를 짓겠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리너구리를 위한 보호구역 조성은 세계 최초이기에 호주 당국의 발표는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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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웨스트오스트레일리안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오리너구리 보호소는 뉴사우스웨일스주 더보에 2022년 완공될 계획이다. 최대 65마리의 오리너구리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연못과 굴 등 오리너구리에게 필요한 서식 환경이 갖춰질 예정이다. 

오리너구리는 매우 은둔적인 성향을 가진데다 서늘한 온도의 작은 개울이나 유속이 느린 강 근처에 굴을 파고 살아 섬세한 보금자리를 필요로 한다. 

보호소 최대 수용 가능 수가 65마리인 이유는 '기후위기'로 인해 강물이 말라붙거나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서다. 

주정부와 함께 오리너구리 보호소를 짓기로 합심한 호주타롱가보호협회(Taronga Conservation Society Australia) 대표 카메론 커(Cameron Kerr)는 "오리너구리 서식지가 파괴됐을 때 최대 65마리의 오리너구리를 보호소에서 살려 보살핀 뒤 야생으로 되돌려 보내면, 적어도 이들 종의 멸종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호소에는 번식과 응급 치료, 재활 등 이들 종을 지켜내기 위한 전문 시설이 함께 들어설 계획이다.

오리너구리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코알라, 캥거루와 함께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인 오리너구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준위협'(NT, Near Threatened)종으로 등재돼 있다. 

특히 기후위기는 최근 이들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호주 화마 사태는 수많은 오리너구리 목숨과 터전을 앗아갔다. 또 수년간 이어져온 최소 강우량과 고온 현상이 이들 개체수를 빠르게 감소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해 왔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오리너구리 서식지가 30년 만에 약 22%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카메론 커는 "오리너구리 보호소는 호주를 대표하는 이 상징적인 개체가 지구상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호소를 통해 오리너구리가 어떤 환경을 좋아하고, 또 어떤 조건에서 번식을 잘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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