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들은 어떻게 먹고 사나 들여다봤더니... 귀여운 비밀

  • 남주원 기자
  • 2021.03.17 11:42
남극 킹조지섬과 나레스브키 포인트에서 촬영된 젠투펭귄과 턱끈펭귄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하는 남극 펭귄의 일명 '슬기로운 동거 생활'이 밝혀져 화제다.

극지연구소는 번식지와 종이 다른 펭귄들이 하나의 사냥터를 두고 공존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16일 전했다. 경쟁을 피해 서로 영역을 나눠 상생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2017년 12월과 2018년 1월 남극 세종과학기지 인근 펭귄 서식지 2곳에서 젠투펭귄(Gentoo Penguin)과 턱끈펭귄(Chinstrap Penguin) 각 32마리의 취식 행동을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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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서식지는 '나레브스키 포인트'와 '아들리섬'으로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각각 수천 쌍의 턱끈펭귄과 젠투펭귄이 살고 있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나레브스키 포인트에는 약 5.5천 쌍(턱끈 2918, 젠투 2604), 아들리섬은 약 7.2천 쌍(턱끈 20, 젠투 7227)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종별, 번식지별 펭귄 사냥지역 분포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펭귄들이 취식한 먹이 성분 비교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연구팀이 관찰한 결과, 종은 같지만 번식지가 다른 펭귄들은 사냥하는 지역이 거의 겹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종이 다른 경우에는 사냥하는 지역이 상당히 겹쳤지만 먹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서식지는 맥스웰 만을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는데, 나레브스키 포인트의 펭귄들은 먹이를 잡기 위해 아들리섬 펭귄들보다 최대 2배 이상 먼 거리를 이동했다. 사냥 지역이 겹치는 정도는 평균 26.4%로(턱끈 25.9%, 젠투 26.9%), 연구팀은 이를 "경쟁을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같은 서식지에 사는 턱끈펭귄과 젠투펭귄끼리는 사냥지역이 평균 54.0%(턱끈 57.8%, 젠투 50.3%)로 상당 부분 겹쳤다. 하지만 선호하는 먹이나 사냥 심도 등이 달라 경쟁은 덜 치열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혈액 검사에서도 잡아먹은 먹이 성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GPS와 수심기록계(등쪽 회색 장치)를 부착한 젠투펭귄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펭귄 추적 연구는 관측 장비를 펭귄에게 부착하고 회수하는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허가받은 소수의 인원만 참여할 수 있어 연구 자료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지연구소는 "GPS나 수심기록계 등은 이전 펭귄 연구에 많이 사용됐지만, 서로 다른 서식지에 사는 두 종의 남극 펭귄 취식 행동을 동시에 비교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수의과학 분야 상위 학술지 '애니멀스(Animals)' 2021년 2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최근 3달 동안 출판된 논문 가운데 가장 주목할 성과 중 하나로 꼽혔다.

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는 “펭귄이 남극 환경에 적응하면서 공존을 선택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남극 펭귄을 이해하고 보호하는 데 앞으로도 연구를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턱끈펭귄과 젠투펭귄은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최소관심'(LC, Least Concern)종으로 등재돼 있다. 기후위기는 이들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다.

턱끈펭귄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젠투펭귄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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