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나무타기 잘해요' 의족 선물 받은 아기 코알라

  • 남주원 기자
  • 2021.03.17 08:00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최근 다리 없는 코알라가 의족을 착용하고 '두 번째 삶'을 선물 받아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서 선천적으로 한쪽 발 없이 태어난 코알라가 동네 치과의사의 도움으로 자유를 얻게 된 사연을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라이엄프(Triumph)'라는 이름을 가진 다섯 살짜리 수컷 코알라는 2017년 죽어가는 어미 옆에서 발견됐다. 당시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녀석은 설상가상으로 오른쪽 발마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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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엄프를 구조한 수의학 간호사 말리 크리스찬(Marley Christian)은 코알라를 보호소로 데려가 적극 보살폈고 그의 노력 덕분에 녀석은 건강을 회복하고 무럭무럭 자랐다.

다만 트라이엄프는 한쪽 발이 없는 관계로 여느 코알라들처럼 나무를 타고 매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말리는 처음엔 코알라 발에 양말을 신겨 도움을 주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후 그는 일여 년간 코알라에게 의족을 만들어줄 보형물 제작 전문 기업을 찾아다니며 고군분투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트라이엄프에게 맞는 의족을 디자인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의족을 착용한 트라이엄프 (사진 Friends of the Koala)/뉴스펭귄

그러던 최근 동네 치과 보철치료 전문의인 존 둘만(Jon Doulman)이 트라이엄프를 위한 의족을 만들어냈다. 치과용 보철물을 이용해 트라이엄프에게 딱 맞는 의족을 제작한 것이다. 

말리에 따르면 새 의족을 착용한 트라이엄프는 현재 나무도 타고 뛰어다니기도 하며 말 그대로 '새 삶'을 얻었다. 그는 "(트라이엄프의 의족 제작은) 지금까지 일어난 일 중 가장 최고이며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라며 외신과 인터뷰에 눈물을 보였다.

의족을 착용한 코알라는 트라이엄프가 세계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만은 앞으로 트라이엄프를 지켜보며 디자인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코알라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코알라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단계에 처해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이들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은 기후위기다.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호주를 휩쓴 기록적인 산불은 코알라 목숨을 대거 앗아갔다.

(사진 Renascer Acn)/뉴스펭귄
(사진 BTech Innovation)/뉴스펭귄

한편 최근 의학 기술의 발달로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장애를 앓고 있는 수많은 동물들이 제 2의 삶을 선물받는 사례가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앞서 1월에는 부리가 박살난 앵무새가 인공 특수 부리를 부착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보트 교통사고로 부리를 잃은 바다거북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티타늄 부리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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