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에서 북극곰을 본다고? '북극곰 감옥' 호텔 논란 (영상)

  • 남주원 기자
  • 2021.03.15 11:52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중국의 한 호텔이 실내에 북극곰을 가둬놓고 전시하는 일명 '북극곰 호텔'을 개장해 공분을 사고 있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위치한 '하얼빈 폴라랜드(Harbin Polarland)'는 총 21개 호텔 객실에서 24시간 내내 북극곰을 관람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북극곰 호텔'을 12일(현지시간) 개장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북극곰은 뜨거운 조명과 인공 얼음,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하루종일 지내며 투숙객들의 '눈요깃거리'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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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흰색 페인트칠과 가짜 바위, 고드름 조형물 등으로 어설프게 북극을 흉내냈다. 공개된 일부 영상에는 야생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돌아다녀야 할 녀석들이 좁은 실내에 갇혀 플라스틱 통을 가지고 놀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매순간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해당 호텔의 행보는 전 세계 동물단체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피타(PETA) 아시아지부 제이슨 베이커(Jason Baker) 수석 부대표는 "북극곰은 동물원이나 수족관의 유리관이 아니라 북극에 살아야 한다"라며 "호텔에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로이터와 인터뷰에 말했다.  

하얼빈 폴라랜드 리우 양(Yang Liu) 대변인은 "실내는 북극곰의 전체 생활 공간 중 일부일 뿐"이라며 "온도와 대기질이 허락될 때 북극곰들을 야외로 나가도록 한다"고 해명했다.

그에 따르면 북극곰 호텔은 1박당 1888위안에서 2288위안(약 33만~40만 원)이며, 가오픈 기간 동안 예약이 꽉 찼을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 단계에 처해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주요 위협 요인은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다.

북극곰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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