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 듯 잡히지 않는' 따오기를 기어코 잡은 우리는 지금

  • 남주원 기자
  • 2021.03.15 08:00
3월 9일 야생 따오기가 교미하고 있는 모습 (사진 창녕군)/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봄바람과 함께 최근 멸종위기 따오기 산란과 구애 소식도 활발히 들려오고 있다.

따오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종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에 등재돼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잡힐 듯이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이라는 가사로 심금을 울리는 우리나라 동요 '따오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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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는 과거 한반도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무분별한 남획과 함께 벌목 및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됐다.

따오기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따오기의 학명(Nipponia nippon)에 일본이 들어가는 이유는 처음 학계에 알려진 따오기가 일본산이기 때문이다 (사진 IUCN)/뉴스펭귄

현재 우리나라는 경상남도 창녕군 우포늪에 따오기 복원센터를 건립해 매년 40마리의 따오기를 야생방사 하는 등 이들 종을 되살리고자 적극 노력 중이며 최근 반가운 소식이 잇따라 전해오고 있다.

창녕군에 따르면 올겨울 극심한 한파와 조류 인플루엔자(AI)라는 이중고가 우포늪을 덮쳤음에도 불구하고 야생 따오기들은 번식기를 맞아 구애행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군은 "따오기의 구애는 보통 수컷이 마음에 드는 암컷을 만나면 가까이 접근해 암컷 깃털을 다듬어 주거나 가볍게 다리를 잡아당기는 행동에서부터 시작한다"라며 "짝짓기 시기가 되면 수컷이 둥지를 지을 나뭇가지를 부리에 물고 암컷 앞에서 흔들며 구애 울음소리를 낸다"고 설명했다.

두 암수가 짝으로 이뤄졌을 경우 이들은 교미를 한 뒤 함께 둥지를 짓고 산란하는데, 최근 우포따오기에게 이런 현상이 자주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3월 9일 야생 따오기가 교미하고 있는 모습 (사진 창녕군)/뉴스펭귄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우포따오기 (사진 창녕군)/뉴스펭귄

지난해는 번식을 시도한 따오기 부부가 모두 부화에 실패한 터였다. 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번식현황을 놓고 올해 따오기 번식성공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야생 따오기의 자연번식에 대한 기대감을 감출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희망을 내비쳤다.

지난해 번식에 실패한 우포따오기가 야생으로 돌아간 지 1년 만에 짝을 찾아 무사히 산란까지 해낸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부분으로 평가된다. 일본의 경우 첫 방사 이후 3년 만에 번식을 시도했고 5년 만에 처음으로 자연의 품에서 따오기가 태어났다.

8일에는 우포따오기가 올해 첫 산란을 하기도 했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측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인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인해 힘든 상황에서 따오기를 지켜냈기에 올해 첫 산란 소식은 우리에게 큰 기쁨을 준다"고 말했다.

창녕군에 따르면 올해 따오기 번식 쌍은 총 39쌍으로, 복원센터는 자연부화와 인공부화를 병행해 약 40마리 따오기를 증식할 계획이다. 

아울러 따오기의 야생 번식을 돕고 포식자로부터 알을 보호하고자 따오기 둥지와 인접한 나무의 가지치기를 실시하고 먹이터를 조성하는 등 활동을 적극 전개할 방침이라고 기관은 전했다. 

3월 8일 첫 산란한 따오기 알 (사진 창녕군)/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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