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소, 배 안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 71kg
- 이후림 기자
- 2021.03.11 08:00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임신한 소의 배 속에서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쏟아져 나왔다.
7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인도 수의사들이 교통사고를 당한 임신한 소의 배 안에서 71kg의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발견했다.
수의사들은 4시간에 걸친 수술 과정 중 소의 위장에서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못, 대리석 및 기타 쓰레기를 제거하고 소와 태아를 살리려 했지만 소와 새끼 모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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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소를 구조한 인도 동물구조단체 파리다바드(Faridabad) 대표 듀베이(Dubay)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끼를 살리려 조산을 시도했지만 71kg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들어있던 어미의 배 속에서 자랄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사망했다"며 "13년 동안 배 속에 쓰레기가 가득 차 있는 소들을 목격해왔지만 71kg라는 방대한 양은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에서 소는 신성한 존재로 여겨지지만 아무도 그들을 돌보지 않는다"며 "도시 곳곳 사람이 버린 쓰레기를 먹는 존재로 전락했다"고 덧붙였다.
소는 힌두교 국가인 인도에서 매우 신성한 존재로 여겨진다. 신성한 소가 왜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섭취하며 떠돌이 생활을 했을까?
아랍 현지매체 걸프뉴스에 따르면 2014년 시작된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힌두 민족주의 정부 하에 더욱 엄격해진 '소 보호 정책'으로 많은 소가 풀려났다. 엄격해진 정부 정책에 따라 소 거래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 증가했다.
힌두 극우주의자들로 구성된 '힌두 자경단'은 소고기를 운반하거나 그렇게 했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을 폭행하고 살해했다. 이에 농부들은 늙거나 쇠약해진 소를 팔기보다 포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인도에 떠돌이 소가 넘쳐나는 이유다.
인도 남부 안드라 프라데시 주 동물자연협회 부회장 로뮬라드실바(Romula D’ Silva)는 "소가 버려지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라며 "소가 있는 모든 크고 작은 도시가 사람이 버린 플라스틱으로 가득 차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섭취한 소들은 아주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2017년 인도 일간지 타임즈오브인디아에 기재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북부의 한 도시에서만 1,000마리의 소가 매년 플라스틱 섭취로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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