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친환경차 시장에 문 두드리는 국내 기업들은?

  • 조은비 기자
  • 2021.03.09 15:55
(사진 Pixabay)/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국제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 한국지부는 현대자동차를 국내 기업 중 대표적인 '기후악당'으로 꼽는다. 지난해 기준 국내 자동차 판매량의 약 84%를 차지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이산화탄소 발생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7월 전기차 100만대 생산계획을 발표하자, 신차의 85%는 여전히 내연기관차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비판의 날을 거두지 않은 것도 이의 연장선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약 16%는 교통부문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현대자동차가 이같은 비판을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친환경차를 크게 확대하는 정책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교통부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최대한 줄여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미국의 친환경차 시장 확대는 한국의 기업들에게 분명한 기회요인이며, 한국의 친환경차 전환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는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되는만큼 국내 기업들도 이 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적인 대응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제목은 '미국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의 기회를 잡으려면'(전현주 연구원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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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친환경차 판매량에서 2020년 기준 전 세계 3위다. 또한 바이든 정부는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충전소 50만 곳 추가 ▲2030년까지 학교통학버스 50만대 전기버스로 전환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및 친환경차 생산 기업 인센티브 제공 ▲공공기관 차량 300만 대 전기차로 변경 등의 정책추진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이에 미국의 핵심 소재 및 부품의 공급망이 재편·검토되면서 관련 부품기업 밸류체인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2월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등 핵심 품목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맹국과 연계 강화를 위한 공급망 재검토 행정명령에 서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시장 내 한국 기업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반사 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친환경차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국내 기업의 움직임도 눈길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에 출시할 투싼, 싼타페를 친환경차 라인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아이오닉5도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아도 E-GMP 기반의 CV를 3월에 공개하고, 12월에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포터스(GM)와 함께 미국 오하이오주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착수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폭스바겐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공장 2곳을 조지아주에서 건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의 수요 급증으로 미국에 2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전기차, 전기차 충전기 등을 주력 산업으로 하는 케이팝모터스는 올해 상반기 미국 증권시장인 나스닥핑크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고서는 친환경 정책 및 이해관계 조율 등 한-미 산업협력체제 구축을 한국 정부에 제안하는 한편,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밸류체인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뉴스펭귄과 전화인터뷰에서 "국내 기업들이 미국 친환경차 시장의 흐름에 맞춰서 변화를 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이라며 "(미국 시장의 변화가) 국내에 기회가 될 수 있기도 하고,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기회는 잡고, 위험 요인은 미리 전략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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