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받은 최초 비인간 영장류 탄생

  • 이후림 기자
  • 2021.03.06 00:00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 오랑우탄 카렌이 또 한 번 수의료계 역사를 만들었다.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최초 비인간 유인원이 탄생했다.

비인간 영장류 중 최초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이번 동물용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오랑우탄 카렌 (사진 샌디에이고 동물원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최초의 유인원 중 하나인 오랑우탄 카렌(Karen)은 1994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심장 수술을 받은 유인원이기도 하다. 당시 수의료계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은 카렌이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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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동물원 보호 및 야생동물 보전 책임자 나딘램베르스키(Nadine Lamberski)는 "2월 카렌과 다른 오랑우탄 3마리, 보노보 5마리가 한 수의학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동물용 백신을 각각 2회씩 복용했다"며 "현재까지는 어떠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고 항체 검사를 통해 백신 접종 성공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접종에 사용된 동물 전용 코로나19 백신은 미국의 제약회사 조에티스가 개발했다. 나딘램베르스키는 "백신은 고양이와 개를 대상으로 개발됐고 지난해 10월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다"며 "유인원 접종은 처음이지만 백신은 특정 종이 아닌 특정 바이러스를 위해 개발되는 것인 만큼 백신 접종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인간 영장류 중 최초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이번 동물용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오랑우탄 카렌 (사진 샌디에이고 동물원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샌디에이고 동물원 유인원이 최초 백신을 맞게 된 이유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세계 최초의 유인원 또한 이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동물원 고릴라 8마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고릴라 중 한 마리인 수컷 윈스턴(Winston)은 심장병과 폐렴을 앓아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실험적인 항체 치료 후 다른 고릴라들과 마찬가지로 회복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호랑이, 사자, 밍크, 표범, 족제비, 개, 고양이 등 여러 종에서 감염이 확인되었지만 과학자들은 특히 유인원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해왔다. 

5,000마리 미만의 멸종위기종 고릴라가 야생에 남아있고 무리 지어 생활하는 이들의 특성상,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빠르게 확산돼 개체군을 위협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고릴라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위급'(CR, Critically)종으로 분류됐다.

한편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1년이 지났지만 바이러스가 동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사진 IUCN 적색목록 캡처)/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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