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안 남은 식물의 피난처 '사람 무덤'

  • 임병선 기자
  • 2021.03.05 08:00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식물의 생물다양성이 잘 보존된 곳으로 '사람 무덤'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농업대, 영국 UCL 등 공동 연구진은 지난달 21일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가족 공동 매장지를 여러 종의 토착 식물의 터전으로 지목했다.

연구진이 중국 허베이성에서 매장지와 인근 지역 일반 토지의 식물 종 구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묘지에서는 총 81종의 토착 식물종이 자생하고 있던 반면 일반 토지에서는 34종만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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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묘지에서 자라는 식물종 중 절반에 가까운 수가 벌과 같은 수분 매개 곤충의 중요 먹이가 되는 종에 속했다. 반면 일반 토지에서 자라는 식물 중 수분 매개 곤충의 먹이가 되는 종은 3분의 1 가량으로 기록됐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묘지에서 유독 식물의 생물다양성이 높은 이유는 사람 유해와는 관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허베이성 주민들은 사체를 관에 넣어 매장하기 때문에 유해와 식물 생장 간 연관성은 없으며, 묘지가 사람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이라 식물이 번성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다. 과학자들은 2015년 터키 묘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난류 식물을 발견했고, 다른 연구진은 방글라데시와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묘지에서 숲 파괴와 토지 이용으로 찾기 어려워진 약용 식물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각각 2008년과 2014년 학계에 보고했다.

한국에서는 애기자운으로 불리는 야생화 종이 대구 무덤가에서 잘 자란다고 알려졌다.

애기자운이 대구 불광동에 피었다 (사진 2016 한반도 생태정보 공모전)/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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