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여있던 '벙어리뻐꾸기' 이동경로 최초로 밝혀졌다
베일에 싸여있던 '벙어리뻐꾸기' 이동경로 최초로 밝혀졌다
  • 남주원 기자
  • 승인 2021.03.0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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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벙어리뻐꾸기. 벙어리뻐꾸기는 몸길이 30~34cm이며 머리와 등은 회색, 배와 옆구리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 가로 줄무늬가 있다. 눈의 홍채는 연한 갈색을 띠며 다리는 노란색이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뉴스펭귄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벙어리뻐꾸기. 벙어리뻐꾸기는 몸길이 30~34cm이며 머리와 등은 회색, 배와 옆구리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 가로 줄무늬가 있다. 눈의 홍채는 연한 갈색을 띠며 다리는 노란색이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여름철새 '벙어리뻐꾸기' 이동경로가 최초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에서 번식한 벙어리뻐꾸기(Oriental cuckoo)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 이 새가 필리핀을 거쳐 인도네시아까지 4000여 km 이상 날아가 월동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그동안 벙어리뻐꾸기의 이동경로는 국제적으로 밝혀진 사례가 없었기에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외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벙어리뻐꾸기는 동유럽에서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전역, 호주 북동부까지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5월부터 날아와 번식하고 가을에 월동지로 이동하는 여름철새다. 

한국에서 인도네시아까지 이동한 벙어리뻐꾸기 4마리의 이동경로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뉴스펭귄
한국에서 인도네시아까지 이동한 벙어리뻐꾸기 4마리의 이동경로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뉴스펭귄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벙어리뻐꾸기 이동경로 연구를 위해 지난해 5∼6월 경기도 양평군과 가평군, 강원도 화천군에서 포획한 벙어리뻐꾸기 6마리에게 위치추적용 발신기를 부착했다고 전했다.

기관이 지난해 5월부터 약 9개월간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 6마리는 지난해 6월 말부터 7월 말 사이 번식지를 떠나 이동을 시작했으며 그중 4마리는 필리핀을 거쳐 인도네시아 동부지역까지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 나머지 2마리는 각각 중국 저장성과 대만 인근 해상에서 신호가 끊어져 이동 도중 죽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동이 확인된 벙어리뻐꾸기 4마리는 지난해 10월 초~11월 초 인도네시아까지 평균 4691km를 이동한 후 말루쿠우타라와 파푸아바랏에서 겨울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철새연구센터에 따르면 벙어리뻐꾸기가 국내 번식지에서 인도네시아 월동지까지 이동한 기간은 평균 109일(95~115일)이었으며, 일일 평균 약 43km(39~47km)의 속도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벙어리뻐꾸기 분포권. 벙어리뻐꾸기는 번식기에 주로 울창한 산림에 서식해 관찰이 쉽지 않지만 ‘보- 보-’ 하고 우는 특징적인 소리는 먼 곳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뉴스펭귄
벙어리뻐꾸기 분포권. 벙어리뻐꾸기는 번식기에 주로 울창한 산림에 서식해 관찰이 쉽지 않지만 ‘보- 보-’ 하고 우는 특징적인 소리는 먼 곳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뉴스펭귄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벙어리뻐꾸기 이동경로와 국내 번식집단의 월동지를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인 성과가 크다”라며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동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철새를 대상으로 이동경로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벙어리뻐꾸기는 '탁란'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번식한다. 탁란은 번식 개체가 새끼를 스스로 기르지 않고, 다른 종 또는 다른 개체의 둥지에 알을 낳아 그들이 자기 새끼를 대신 기르게 하는 번식 방법이다.  

이들은 멸종위기종에 속하지는 않으나,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관심대상'(LC, Least Concern)종으로 등재돼 있다.

벙어리뻐꾸기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벙어리뻐꾸기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멸종위기종 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