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글로벌 ESG는 환경이 가장 중요...'핵심은 기후위기 대응'

  • 남주원 기자
  • 2021.02.26 08:00
태양광으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덴마크의 전기차 주차시설 (사진 본사DB)/뉴스펭귄

최근 기업들의 'ESG 경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ESG 중 환경 분야, 특히 기후변화와 탄소배출에 대한 대응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맨 앞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경영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려하는 비재무적 평가 지표다.

국제금융센터에 의하면 지난해 글로벌 ESG 관련 투자·운용 자산규모는 상반기에만 40.5조 달러를 기록했다. 또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국내외 ESG 펀드의 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상회한다는 분석이 나와 ESG는 기업들의 새해 경영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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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불황으로 '말뫼의 눈물'이라고 불리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번영을 누리는 스웨덴 도시 말뫼의 상징 '터닝 토르소(Turning Torso)'. 190m 높이의 주상복합건물이다 (사진 본사DB)/뉴스펭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글로벌 ESG 확산 추세가 국내 산업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업의 경영방향과 실적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국내 15개 기관은 교보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IBK증권, KB증권, KTB증권, SK증권 등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경영을 위한 ESG 중 환경 분야 대응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현재 국내기업의 ESG 대응수준은 선진국 10점을 기준으로 대기업이 7점, 중소기업이 4점으로 중소기업의 ESG 대응 여력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ESG 경영 확산으로 석유제품‧석유화학‧철강산업에 타격이 큰 반면 반도체‧이차전지 산업은 전망이 밝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뉴스펭귄

글로벌 시장에서 ESG의 중요도를 조사한 결과 환경(Environment)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60.0%로 가장 많았고, 사회(Social)와 지배구조(Governance)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각각 26.7%와 13.3%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지표와 관련해서는 기후변화·탄소배출(26.7%)을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으며 이어 지배구조(17.8%), 인적자원관리(13.3%), 기업행동(11.1%), 청정기술·재생에너지(11.1%) 순으로 응답해, 코로나19 이후 확산되고 있는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뉴스펭귄

리서치센터장들은 글로벌 ESG 확산에 따른 국내 15대 주력 수출산업의 명암에 대해서도 의견이 비교적 일치했다. 글로벌 투자유치와 수출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으로는 석유제품(28.9%)이 가장 많았고 석유화학(26.7%)과 철강(26.7%)이 뒤를 이었다. 

반면 ESG 확산으로 전망이 가장 밝은 산업에 대해서는 반도체(28.9%)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2차전지(26.7%), 자동차(11.1%), 바이오(11.1%) 순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ESG 확산으로 인한 타격 전망과 긍정적 전망이 동시에 제시됐는데, 이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를 공동 생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뉴스펭귄

국내기업의 ESG 대응 수준에 대해서는 선진국 10점을 기준으로 대기업 7점, 중견기업 5점, 중소기업 4점이라고 응답해 향후 더욱 중요성이 커질 ESG 경영에 있어 중소기업의 역량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ESG 대응을 잘하는 해외기업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테슬라와 애플, 파타고니아 순이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LG화학과 삼성전자, KB금융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의 경우 ESG 우수기업 중 IT·테크기업의 비중이 높은 반면 국내의 경우 철강, 정유를 비롯해 제조업, 금융업 등 다양한 산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뉴스펭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기업의 ESG 평가에 가장 많이 참조하는 기관으로는 모건스탠리(MSCI)가 40.0%로 가장 많았고, 이어 블룸버그(ESG Data)가 15.0%, 톰슨로이터스·서스테널리틱스·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이 각각 10.0%였다.

또 국내 기업이 글로벌 ESG 확산 추세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개선과제로는 ‘평가기준 일관성 확보 및 투명한 평가체계 수립’을 40.0%로 가장 많이 꼽았고, ‘ESG 경영 확산을 위한 제도적 인센티브 마련’(33.3%)  ‘글로벌 스탠다드에 준하는 한국형 ESG 평가지표 개발’(26.7%)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덴마크의 독특한 설비 (사진 본사DB)/뉴스펭귄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기업의 재무적 성과 외에도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성과에 시장이 크게 반응해 글로벌 ESG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기조는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물론 내수 기업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환경의 중요성이 큰 반면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사회(노동)과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 국내 기업은 안팎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 “ESG 대응에 있어 국내외를 나눌 필요가 없는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일관되고 투명한 평가체계의 확립이 중요하며 ESG 경영 확산을 위해 잘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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