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떠나 야생으로' 멸종위기 보르네오오랑우탄 10마리 방사

  • 임병선 기자
  • 2021.03.01 00:00
숲으로 돌아가는 보르네오오랑우탄 (사진 Boreneo Orangutan Survival Foundation)/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보르네오오랑우탄 10마리가 보호 시설에서의 야생적응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원래 서식지인 숲으로 돌아갔다. 보르네오오랑우탄 보전 단체는 최근 1년 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우려 때문에 방사를 추진하지 못했다.

지난 24일, 야생동물 보전 단체 보르네오오랑우탄생존기금(Borneo Orangutan Survival Foundation)은 인도네시아 공공기관인 천연자원보존센터(Balai Konservasi Sumber Daya Alam)와 협력해 기금 측이 구조해 보호하던 보르네오오랑우탄(학명 Pongo pygmaeus) 10마리를 숲으로 돌려보냈다고 발표했다. 보르네오오랑우탄은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에만 1만여 마리 남은 것으로 알려진 영장류 동물이다.

이번 방사된 보르네오오랑우탄 10마리는 지난 15일과 16일 양일, 18일 하루 총 두 차례 각각 보르네오 섬 야생동물 보호구역인 부킷 바티카(Bukit Batika) 숲과 동칼리만탄 무아라 와하우(Muara Wahau) 숲에 방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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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방사에는 냐루 멘텡 재활센터(Nyaru Menteng Orangutan Rehabilitation Centre)에 살던 수컷 5마리와 암컷 2마리, 2차에서는 삼보자 레스타리 재활센터(Samboja Lestari Orangutan Rehabilitation Centre)에 살던 수컷 2마리, 암컷 1마리가 선정됐다.

생존기금 측은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인간 거주 지역에 나타났거나, 어릴 때 부모 개체와 헤어지게 된 보르네오오랑우탄을 구조해 자체 시설에서 보호한다. 단체는 특정 개체가 숲에서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생존법을 습득시킨 뒤 자연 서식지에 방사한다.

(사진 Boreneo Orangutan Survival Foundation)/뉴스펭귄

앞서 오랑우탄, 고릴라 등 인간 외 영장류 동물도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으며,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동물원에서 고릴라 확진 사례가 나왔다. 보호 시설에 살던 개체가 자연 환경으로 돌아갔을 때 다른 야생동물에게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어 기금 측은 방사에 신중을 기했다.

생존기금은 오랑우탄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1차와 2차 모두 항공 이동 방식을 선택했다. 

숲으로 돌아간 보르네오오랑우탄은 방사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단체 측은 이동 중에도 인간에 의해 질병에 감염되지 않도록 직원들이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준수했다고 밝혔다.

(사진 Boreneo Orangutan Survival Foundation)/뉴스펭귄
(사진 Boreneo Orangutan Survival Foundation)/뉴스펭귄
(사진 Boreneo Orangutan Survival Foundation)/뉴스펭귄

기금 측은 보르네오오랑우탄의 숲 복귀 과정을 영상으로 게시했는데, 이들의 영상 속 오랑우탄은 전용 케이지의 문을 열자마자 밖으로 나온 뒤 근처 나무로 올라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단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1년 간 방사가 필요한 오랑우탄을 숲으로 돌려보내지 못했다. 최근 안전한 방사 방법을 구축했고 이번에 보르네오오랑우탄 10마리를 방사하는 데 성공했다. 기금 측은 올해에도 더 많은 보르네오오랑우탄을 자연환경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Boreneo Orangutan Survival Foundation 페이스북)/뉴스펭귄

오랑우탄은 보르네오오랑우탄, 수마트라오랑우탄, 타파눌리오랑우탄 총 3종으로 분화했으며, 이번 방사된 오랑우탄은 보르네오 섬에만 서식하는 보르네오오랑우탄 종이다. 오랑우탄 3종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 직전 단계인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종으로 분류돼 시급한 종 복원 대책이 필요한 상태다. 

보르네오오랑우탄은 IUCN 적색목록에 위급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IUCN 캡처)/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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