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멸종위기 큰고니"... 환경단체, 부산시 고발

  • 이후림 기자
  • 2021.02.24 08:00
한국수자원공사 소속 청소선 조이호 운항에 흩어지는 큰고니 떼 (사진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뉴스펭귄

환경단체가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22일 오후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를  고발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대저대교 건설 예정지인 낙동강하구에서 문화재청 허가 없이 선박을 고속 운항해 천연기념물 201호로 지정된 멸종위기종 큰고니를 쫓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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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청소선 (사진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뉴스펭귄

시민행동 측 주장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월 20일 부산시 소속 청소선이 철새 보호구역으로 진입해 큰고니를 쫓아내는 장면을 목격했으며 이후 큰고니 분포가 눈에 띄게 줄었다.

시민행동은 "논란이 되고 있는 지점은 낙동강하구 본류 구간에서 큰고니가 가장 많이 이용하던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큰고니들이) 거의 찾지 않고 있다. 다른 조류처럼 큰고니도 사라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는 멸종위기종을 더욱 멸종으로  몰아넣는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대저대교 예정지에 서식하는 큰고니 (사진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뉴스펭귄

앞서 부산시는 지난 해 12월 시민행동과 '대저대교 노선선정을 위한 겨울철새 공동조사 협약식'을 맺었다. 당시 부산시는 협약식에서 큰고니 서식 교란 행위를 막겠다고 약속했지만 시민행동 주장에 의하면 협약이 전혀 이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매해 큰고니 약 3000마리가 겨울 낙동강하구를 찾아온다. 이곳은 수심이 얕은 갯벌이 넓게 형성돼 많은 플랑크톤과 어류, 패류, 수서곤충이 번식해 철새의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갯벌을 이동하는 철새에게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장소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낙동강하구 (사진 부산광역시청)/뉴스펭귄

부산광역시청에 따르면 큰고니의 주서식지인 낙동강하구는 천연기념물 179호 철새도래지로 지정돼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이용되고 있으며 이외에도 자연환경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 부산연안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시민행동은 "이번 고발을 통해 무분별한 자연훼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한편 낙동강하구가 멸종위기종의 마지막 쉼터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반면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부산시는 "문제의 청소선은 낙동강을 정기적으로 운행한 청소선"이며 "철새 서식지를 훼손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낙동강 에코호 (사진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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