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종 '블랙스완'의 정체는 '잉크'를 뒤집어쓴 백조였다 

  • 홍수현 기자
  • 2021.02.22 14:25
(사진 RSPCA West Hatch Wildlife)/뉴스펭귄

영국에서 희귀종 블랙스완(Black swan)이 구조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연달아 전해진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다. 블랙스완이 아닌 검은 잉크를 뒤집어쓴 백조였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매체는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이하 RSPCA)가 최근 윌트셔 웨스트버리의 연못에서 '새까만 백조' 한 마리를 발견해 구조한 사실을 보도했다.

구조된 백조. 머리부터 발끝까지 까만물질로 오염됐다 (사진 RSPCA West Hatch Wildlife)/뉴스펭귄

발견 당시 백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까만 물질에 물들어 있었다. 목격자들은 당초 영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블랙스완이라고 생각했으나 녀석이 자꾸만 몸에서 무엇인가를 떼어내려고 하는 점과, 날개 끝부분에 하얀 깃털이 있는 것을 보고 백조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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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를 구조한 댈리(Daly) 경위는 "처음에는 오염 물질이 기름이라고 생각했는데 복사기 잉크 토너처럼 가루가 계속 나온다"며 백조 몸에서 오염원을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백조를 씻기는 모습 (사진 RSPCA West Hatch Wildlife)/뉴스펭귄
백조의 몸을 몇 번 씻겨냈지만 아직도 많은 양의 오염물질이 묻어있다 (사진 RSPCA West Hatch Wildlife)/뉴스펭귄

이어 "만약 백조 몸에서 오염 물질을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깃털의 자연적인 방수 기능이 저하돼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위험이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청은 백조가 구조된 곳으로 현장 조사를 나갔으며 "반드시 가해자를 찾고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다. 

2018년 비슷하게 구조됐던 백조. 당시 새까만 기름을 뒤집어 쓴 상태였다 (사진 RSPCA 홈페이지)/뉴스펭귄

영국에서 이런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맨체스터 레드클리프 호수에서도 RSPCA 경찰관이 기름에 오염된 백조를 구조했다. 당시 구조된 백조는 수 차례의 긴급 조치를 통해 본래 깃털 색을 되찾고 자연으로 돌아갔다. 

블랙스완은  1697년 영국 자연학자 존 라삼이 호주에서 처음 발견했다. 모든 백조는 흰 색이라고 생각하던 서양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이후 블랙스완은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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