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은 왜 달팽이보다 느린 속도로 걸었을까?
공룡은 왜 달팽이보다 느린 속도로 걸었을까?
  • 이후림 기자
  • 승인 2021.02.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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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공룡이 그린란드로 이주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컬럼비아대학 지구 연구소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기후 변화로 초식 공룡 무리의 이주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사진 Pixabay)/뉴스펭귄

지금까지 알려진 선행 연구에 따르면 그린란드에서 발견된 목이 긴 초식 공룡 '사우로포도모르파(sauropodomorphs)' 무리는 약 2억 5000만 년 전 남미에서 그린란드로 이주했다. 

하지만 이번 그린란드 최북단 지역에서 새로 발견된 화석 암석층을 분석한 결과 이 시기가 약 3600만 년 앞당겨졌다.

그린란드 최북단 지역에서 새로 발견된 화석 암석층 (사진 Lars Clemmensen)/뉴스펭귄
그린란드 최북단 지역에서 새로 발견된 화석 암석층 (사진 Lars Clemmensen)/뉴스펭귄

화석 분석 결과 사우로포도모르파는 약 2억 3000만 년 전 남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 처음 나타났다. 이는 곧 이들이 그린란드로 이주하는 데 무려 1500만 년이 걸렸다는 뜻이다. 당시 대륙은 모두 합쳐져 있었고 그 사이에 바다나 큰 산도 없었다.

지구 천문대 겸임 연구원 데니스 켄트(Dennis Kent)는 "공룡 무리가 하루에 단 1마일(1.6km)만 걸었다면 남미에서 그린란드까지 6500마일(10,460km)의 거리를 20년도 채 걸리지 않아 도착했을 것"이라며 "달팽이들보다 느린 속도"라고 설명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사진 Pixabay)/뉴스펭귄

그렇다면 공룡들이 이주하는 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걸까? 켄트는 그 당시 대기와 기후를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지구의 이산화탄소 수치는 4,000ppm으로 지금보다 10배나 높았다. 적도 주변 지역은 덥고 습한 반면 저위도 인접 지역인 북쪽과 남쪽 열대 지방은 매우 건조한 사막이었다. 이는 생존을 위해 많은 초목을 먹어야 하는 대형 초식 동물에게 굉장히 불리한 환경이다.

발이 묶여있던 공룡 무리에게 비상구가 마련됐다. 이산화탄소의 수치가 잠시 2,000ppm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던 것이다. 건조한 지역은 덜 건조해지고, 열대 지역은 온화해진 당시 지구의 기후변화가 공룡들의 이주에 도움을 준 셈이다.

켄트는 "이와 같은 기후변화는 현재 석탄, 석유, 가스 사용으로 인해 기후위기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 화산과 다양한 자연적 힘에서 비롯되었다"며 "이산화탄소 감소가 초식 공룡이 기후 장벽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추측에 불과했지만, 이번 그린란드 화석 기록에 의해 그 근거가 뒷받침 됐다"고 전했다. 

특별히 그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이산화탄소 급감의 원인과 더불어 이산화탄소 하락을 위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 밝혔다.

그린란드에서 발견 된 사우로포도모르파의 발톱 (사진 Dennis Kent)/뉴스펭귄
그린란드에서 발견 된 사우로포도모르파의 발톱 (사진 Dennis Kent)/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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