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껍데기부터 생분해 그물까지...'대한민국은 지금'

  • 남주원 기자
  • 2021.02.18 13:28

대한민국이 '해양생태계 살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개 껍데기가 어장 환경 개선제로 활용되고 고성능 생분해 그물이 보급되는 등 해양오염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굴 껍데기가 쌓여있는 광경 (사진 전남도)/뉴스펭귄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최근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달 15일까지 입법예고한 바 있다.

법률 개정안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해양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폐기물을 확대하고 활용 가능한 폐기물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대상 폐기물이 확대될 경우 굴, 고막 등 조개류의 껍데기(패각) 등도 어장 개선 재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준설물질만 해양에서 활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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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양식어업에서 발생한 조개류 패각은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로 규정돼 재활용에 한계가 있어온 터였다. 운반 처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전남에서만 매년 7만 6000t 가량 패각이 발생하는데, 이중 비료 및 생석회, 시멘트 원료 등으로 55%만 재활용되고 나머지 45%는 방치되고 있었다. 이에 전남도는 조개류 패각도 해양환경개선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고, 해당 의견이 개정안에 반영된 것이다.

이번 법률 개정에 따라 해양폐기물의 활용을 촉진하고 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패각을 줄여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전남도는 패각을 제철소 고로에 석회석 대체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폐기물 재활용 유형별 세부분류 확대도 건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각을 제철소 고로 소결용 석회석 대체재로 사용할 경우 연간 20만t을 처리할 수 있다.

(사진 해양수산부)/뉴스펭귄

아울러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개발을 완료한 꽃게, 참조기용 고성능 생분해 그물을 올해 3월부터 어업인들에게 보급한다.

잘 썩지 않는 나일론 등 섬유로 만들어진 그물이 바다에 유실돼 물고기가 걸리게 되고, 이를 먹으려던 다른 물고기가 다시 걸려 죽는 현상인 일명 '유령어업'을 줄이고 해양생태계를 보호하려는 취지다. 

해수부에 따르면 생분해 그물은 나일론 그물과 달리 바닷속에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자연 분해된다. 

사실 해양수산부의 생분해 그물 개발 및 보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해수부는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폴리부틸렌석시네이트(이하 PBS)를 원료로 개발한 총 24종의 생분해 그물을 어업현장에 보급해 왔다. 

하지만 PBS로 만든 생분해 그물은 나일론 그물에 비해 유연도가 떨어져 꽃게, 참조기 등에는 어획 성능이 일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그물 강도가 나일론 그물의 약 90% 수준에 그쳐 조업 중 그물이 찢어지는 등 현장에 보급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온 터였다.

(사진 해양수산부)/뉴스펭귄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초 새로운 원료인 PBEAS(폴리부틸렌석시네이트 코 부틸렌아디페이트 코 에틸렌석시네이트 코 에틸렌아디페이트)로 기존 생분해 그물보다 강도와 유연성, 어획 성능을 높인 고성능 생분해 그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새로 개발된 고성능 생분해 그물은 기존 생분해 그물에 비해 강도는 10%, 유연성은 20%나 향상됐으며 나일론 그물과도 동등한 어획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한계로 지적돼 왔던 어획성능 문제를 해결하고 생분해 그물의 보급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분해 그물 사용을 원하는 어업인은 올해 안에 관할 지자체와 지구 수협에 신청하면 지자체별 사업 선정 기준 및 절차에 따라 지원을 받게 된다. 

해수부는 "생분해 그물과 나일론 그물 가격의 차액과 함께, 나일론 그물 가격의 40%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어 실질적으로 나일론 그물의 60% 가격으로 생분해 그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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