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 "북극바다 얼 때 탄소는 심해로 가라앉는다"

  • 남주원 기자
  • 2021.02.16 11:11
축치해 해빙 형성에 의한 탄소 수송 원리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극지연구소가 16일 북극 바다얼음(해빙)의 새로운 역할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하천에서 온 탄소화합물을 바다 깊은 곳으로 보내는 것이다.

탄소화합물이 바다에 실려 움직이는 것은 지구의 탄소순환 과정 중 하나다. 이 순환이 비정상적으로 일어나게 되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과학계는 탄소의 이동에 주목해 왔다.

연구팀은 "북극해 부피는 바다 전체의 약 1%에 불과하지만 육지에서 배출되는 하천수의 10%가 이곳으로 모인다"라고 설명했다. 연구가 진행된 북극 축치해(Chukchi Sea)도 탄소화합물의 30~40%가 하천으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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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와 세종대학교 등 국내 공동연구팀은 지난 2017년 하천에서 유래된 축치해의 유기탄소 화합물이 수심 약 200m까지 내려가는 현상을 확인하고 북극 바다얼음의 형성과정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설명에 따르면 바닷물은 얼면서 염분을 내보내고 염분은 얼지 않은 부분으로 모여 밀도를 높이는데, 바다 표층에 녹아 있던 탄소화합물이 무거워진 물과 섞여서 가라앉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여름에도 녹지 않는 다년빙은 줄고, 녹았다가 다시 어는 단년빙은 늘어나면서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북극 해빙은 탄소를 심해로 옮기는 역할 외에도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광을 반사해 북극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또 플랑크톤의 생태활동이나 바다와 대기간 탄소 교환 과정에도 영향을 준다. 이에 극지연구소는 "북극 해빙의 변화를 여러 측면에서 연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개발과제 '북극해 환경변화 통합관측 및 활용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이달 게재됐다.

극지연구소 정진영 책임연구원은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고 하천수의 유입량이 증가하면서 북극 해빙이 깊은 바다로 보내는 탄소의 양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구의 탄소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17년 아라온호 북극항해 중 채취한 해수 샘플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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