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유종이자 멸종위기종 '참달팽이' 인공 증식 성공

  • 남주원 기자
  • 2021.02.15 11:50
참달팽이는 주로 식물을 섭식하고 일부는 잡식성으로 동물 사체를 분해하는 역할을 하며, 다양한 생물에 훌륭한 먹이원으로 이용되는 등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종이다. 이동성이 적어 그 지역 환경상태를 대변할 수 있으며 살충제 또는 제초제 성분에 취약해 환경 친화적으로 재배된 농작물의 생물학적 지표로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사라져가는 우리 달팽이를 구해낼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전남 신안군 홍도에서 멸종위기종 참달팽이를 확보해 최근 인공증식에 성공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참달팽이(Koreanohadra koreana)는 전 세계에서 전남 신안군 일대 섬 지역에만 분포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홍도 등 섬 지역 생태계 유지와 생물 지표종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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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군별 우선복원대상종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하지만 이 달팽이는 인간들의 농터 개간과 살충제 및 제초제 등 농약 살포 등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에 처했으며 지난 2018년부터는 환경부 우선복원대상종으로 선정됐다. 

우선복원대상종이란 2018~2027년 시행되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에 따라 선정된 국내 멸종위기종으로, 복원의 시급성과 가능성 등을 고려해 우선 복원할 25종의 야생생물을 말한다. 

그럼에도 참달팽이는 먹이원이나 생활사 등 정보가 부족해 그간 복원에 어려움이 있어온 터였다.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전남 신안군 일부 도서지역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임에도 그에 따른 연구는 전무했다.

참달팽이 산란. 참달팽이 알은 유백색이며 크기 3mm의 타원형이다. 개체별 산란 수는 평균 20개 내외다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참달팽이 산란관리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부화개체 개별사육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참달팽이 어린개체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이에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지난 2018년 10월 참달팽이 5마리를 홍도에서 확보해 온도 24~27℃, 습도 80% 이상 사육환경을 조성하는 등 복원 증식을 위한 최적의 환경조건을 마련했다.

복원에 애쓴 결과 지난해 9월 참달팽이 2마리가 산란에 성공했다. 크기 약 3mm의 유백색 알 38개를 산란한 것이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 따르면 2개월 후에는 12개의 알이 부화에 성공했고, 12월에는 이들 무리에서 10개의 알이 추가로 발견돼 현재 부화를 유도하고 있다.

왼쪽부터 각각 참달팽이 외부형질 용어, 띠무늬형 참달팽이, 민무늬형 참달팽이 사진. 참달팽이는 각고(껍질 높이) 16mm, 각경(껍질 넓이) 23mm 내외, 나층(껍질에서 나사 모양으로 말려 있는 부분) 5층, 제공(껍질이 시작하는 곳, 껍질 뒷면의 구멍)은 좁고 깊다. 껍질(패각)은 노란색·황갈색·적갈색 등 변이가 있으며 색대(띠무늬) 유무에 따라 띠무늬형과 민무늬형 2가지로 구분된다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해당 사진은 북한산달팽이(Koreanohadra kurodana). 참달팽이와 가장 유사한 북한산달팽이는 전문가들조차도 서식지를 모르면 육안으로 둘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크지 않아, 북한산달팽이를 참달팽이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센터 연구진은 "현재 부화한 어린 개체와 성체를 따로 분리해 개별 사육하고 있다"라며 "오이나 상추 같은 채소류와 칼슘스틱 등을 먹이로 공급하면서 향후 참달팽이 복원‧증식에 활용할 성장단계별 성장률과 생존율 등 생태정보를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식 성공은 멸종위기이자 우리 고유종인 참달팽이의 기초생활사 규명과 증식 가능성을 확인한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이를 계기로 참달팽이 산란조건 및 인공 산란유도 등 보다 발전된 증식기술을 개발해 참달팽이 복원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참달팽이 실내 인공증식을 통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의 기회가 열렸다”며 “앞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지 보전과 증식·복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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