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한 끼 식사에 30년 된 소나무 한 그루가 사라진다?

  • 이후림 기자
  • 2021.02.11 00:00
육류가 대부분인 한국 명절 음식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명절 음식에 육류가 빠지면 섭섭하다. 대부분의 육류 식단으로 이뤄진 설 명절 음식의 탄소 배출량은 어느 정도일까? 

치솟은 기후위기를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2020년. 기후위기의 주범이 되는 탄소 배출 상당량은 바로 인간의 육류 섭취에서 발생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지구 전체 배출량 중 15% 이상을 차지한다. 소나 돼지를 사육하는 축산업의 기후위기 기여도는 전세계 자동차, 트럭, 비행기, 기차, 배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이는 ‘채식이 지구를 살린다’는 말이 결코 과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특히 소고기는 기후위기의 주범이다. 미국 환경단체 NRDC의 분석에 따르면 2014년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무려 34%가 소고기 생산 과정에서 발생됐다. 한국에서 탄소 발자국이 가장 많은 메뉴 역시 소고기가 포함된 음식이다. 탄소 발자국은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 속 발생하는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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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탄소 발자국 (사진 그린피스 한국사무소, 농업기술실용화재단)/뉴스펭귄

농업기술실용화 재단에서 2018년 개발한 ‘밥상의 탄소발자국’ 프로그램에 따르면 떡국의 육수로 사용되는 설렁탕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인분 기준 무려 10.01(kgCO2eq/이산화탄소 환산 kg)로 한식 중 가장 높았다.

이어 곰탕(9.74), 갈비탕(5.05), 불고기(3.48), 육개장(3.01), 물냉면(2.44), 쇠고기무국(1.92) 등이 뒤를 이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위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한 명절 음식 탄소 배출량은 1인분 기준 평소보다 10배 많은 56(kgCO2eq.)이다. 명절 한 끼 식사에 30년 된 소나무 한 그루가 사라지는 셈이다. 갈비탕, 불고기 등 소고기가 주재료인 명절 음식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기상청 기후정책과가 발표한 ‘사회·경제적 피해로 본 2020년 기후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는 역대 가장 긴 장마철과 함께 8~9월의 연이은 태풍의 영향, 여름 겨울철의 이례적인 이상기온 발생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당장 육류의 욕구와 쾌락을 등지고 미래의 지구를 생각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턱 밑까지 차오른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마주하며 진짜 변화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기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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