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서식지, 환경DNA 기술로 밝혀내

  • 권오경 기자
  • 2019.03.13 14:57

일본 연구팀 "종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에 도움"

일본 연구팀이 멸종위기종 ‘일본장어’(학명 안귈라 자포니카)의 정확한 분포지를 밝혀냈다/뉴스펭귄

일본 연구팀이 환경DNA(eDNA) 기술을 활용해 멸종위기종 ‘일본장어’(학명 안귈라 자포니카)의 정확한 서식지를 밝혀냈다. 일본장어는 1970년대부터 개체 수가 급감해 2014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레드리스트에 추가됐다.

전통 연구방법보다 정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eDNA 기술을 활용한 일본 연구팀의 이번 논문은 최근 국제학술지 ‘수생보호 저널’에 게재됐다.

eDNA 기술은 기존의 '전류 어법'보다 신속하고 정확해 잠재적으로 더 넓은 범위의 개체 수를 조사할 수 있다. 개체를 죽이지 않아 멸종 위기종의 보존을 돕는다. 특히 국제적으로 통일된 연구 방법이 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종에 대한 연구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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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본장어에 대한 대부분의 조사는 전류 어법을 활용해 왔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많은 시간과 자원을 필요로 하는 데다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종에 대해선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전류 어법은 주로 낮에 시행되는데, 야행성 뱀장어처럼 낮 동안 ​​초목과 흙에 숨어 있는 종은 조사 대상에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eDNA 분석 방법은 대규모 분포 조사를 수행할 경우 인적 자원과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더 좋은 방법이다. 조사 당시 연구팀은 전류 어법을 사용하려 하천 한 곳당 세 명 이상의 사람을 두고 최소 3일을 기다려야 했다. eDNA 분석을 위해선 두 사람이 하수 샘플을 하루 반만에 수집하고, 한 사람이 하루 반 만에 데이터 처리를 완료했다.

eDNA 기술로 얻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미 전류 어법으로 장어를 발견한 적 있는 지점 61곳 중 56곳(91.8%)에서 장어의 eDNA가 확인됐다. 앞서 개체가 발견된 적 없었던 35개 지점(주로 상류)에서도 장어의 eDNA가 검출됐다. 이는 eDNA 분석이 하천에서 일본장어의 존재를 탐지하는 데 기존 조사법보다 정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DNA 방법은 멸종위기종 연구에도 적합하다. 유기체를 포획하지 않고도 수중에 존재하는 DNA를 추출, 분석해 수생 생물의 형태를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일본 10개 하천의 상류와 하류 125개 지점에서 물 1리터(ℓ)의 샘플을 채취한 후 리얼타임(Real-Time) PCR 시스템을 활용해 eDNA를 분석했다.

eDNA 기술은 외래종의 침입을 대비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외래종 확인과 분포도를 신속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히카루 이타쿠라 고베대 교수는 “일본 수로에 외래종(유럽 뱀장어와 미국 뱀장어)이 침입했다는 보고는 20년 전부터 있었다. 수명이 길어 외래종이 계속해서 침입하면 생태계에 장기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외래종은 일본장어와 같은 외형을 갖고 있어 육안으로만 탐지하기 어려운데 eDNA 분석으로 신속히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eDNA 분석을 이용해 전 세계에 분포하는 장어의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라면서 “이것은 전 세계 장어 종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하천의 eDNA 농도가 수심 및 유속과 같은 물리적 특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 만큼, eDNA 농도에 미치는 물리적 영향을 명확히 파악해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을 추후 과제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엔 고베대 교수인 히카루 이타쿠라, 토시푸미 미나모토, 타쿠야 사토를 비롯해 교토대 교수인 사토시 야마모토, 주오대 교수인 료시로 와키야, 겐조 가이푸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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