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또 대박친 '퇴역 항공기'로 만든 한정판 굿즈

  • 홍수현 기자
  • 2021.02.10 15:33
더 이상 운항하지 않는 비행기 동체로 만든 네임택 (사진 대한항공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요즘 핫한 업사이클링 시장에 신흥 강자가 등장했다. 소위 '갬성'만큼은 최고로 불리는 현대카드와 대한항공이 컬래버레이션으로 내놓은 한정판 굿즈가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대한항공 최초의 보잉777, HL7530 항공기 실제 표면으로 만든 네임택(Name Tag)이다. 햇수로 23년, 약 10만여 시간 동안 세계 하늘을 누비다 이제는 퇴역한 HL7530의 로고 부분만 잘라 제작했다. 흔히 'KOREAN AIR'라고 쓰여있는 부분이다. 

스페셜 네임택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판매 개시 1시간 만에 4000개가 모두 완판된 것이다. 네임택의 판매가격은 2700 마일리지로 돈으로 환산하면 약 4만 원 정도다. 현재 이 네임택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최고 1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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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보잉777. 1997년부터 지난 2019년까지 운항했다

네임택이 인기를 끈 이유는 최근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트 운동의 일환인 업사이클링과 남들과 차별화된 무언가를 갖고 싶어 하는 희소성을 향한 갈망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사회는 단순 재활용을 넘어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업사이클링' 문화가 자리 잡았다. 해변을 가득 채웠다가 이내 곧 버려지고 말았던 파라솔 천을 재단해 만든 가방이 인기를 끌고, 추억이 담긴 교복을 가방이나 파우치로 만들기도 한다. 보잉777의 경우 비행기이니만큼 해체 시 많은 부분을 재활용 할 수 있겠지만, 동체 표면이 네임택으로 탈바꿈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산 것이다. 

게다가 4000개 모두 고유의 일련번호가 적혀있어 각각의 네임택은 말 그대로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인 자신의 네임택이 된다. 희소성 면에서 단연 최고 가치를 보장한다. 또한 네임택은 크기가 작아 항공기의 어느 부분을 잘라 만들었느냐에 따라 색깔이 모두 다르다. 구매자는 색상 선택을 할 수 없어 직접 받아 볼 때까지 기대와 두근거림이 한껏 고조될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없앤 러쉬 네이키드 제품 (사진 러쉬 코리아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이러한 친환경 업사이클링 마케팅은 기업 광고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패션 업계는 물론이고 화장품 업계, 생수 업계 할 것 없이 모두 업사이클링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국내 여성복 1위 업체 한섬은 9일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의류 폐기 방식을 소각에서 업사이클링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섬은 매년 의류 8만 여벌(약 60t)을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소각해왔다. 엄청난 양의 의류 소각에서 뿜어져 나오는 탄소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방법을 바꾼 것이다. 한섬은 앞으로 폐기될 재고를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섬유 패널)로 업사이클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장품업계는 플라스틱 프리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고체형 클렌저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는 고체비누 뿐만이 아니라 포장재 자체도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천 포장재 '낫랩(Knot Wrap)'을 선보였고 국내 업체 동구밭은 '지속가능 책임소비'라는 슬로건 아래 고체 린스바 등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생수업계 1위 삼다수는 제주도내에서 직접 수거한 삼다수 페트병 100t을 친환경 의류로 재탄생시켰다. 삼다수가 수거한 폐페트병은 효성티앤씨가 재생섬유로 재생산하고,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에서 셔츠·모자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으로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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