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국기에서 한 번쯤 봤을 이 새'...35마리 떼죽음 당했다
'남미 국기에서 한 번쯤 봤을 이 새'...35마리 떼죽음 당했다
  • 남주원 기자
  • 승인 2021.02.10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데스 콘도르. 날개 길이만 약 3.5미터에 달한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안데스 콘도르. 날개 길이만 약 3.5미터에 달한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볼리비아에서 멸종위기 안데스 콘도르(Andean Condor)가 떼죽음을 당해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볼리비아 환경부는 안데스 콘도르 35마리가 남부 타리하의 한 농촌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고 지난 7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안데스 콘도르는 매목 콘도르과에 속하는 대형 조류로, 세계에서 가장 큰 새 중 하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에 서식한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죽은 콘도르는 성체 암컷 17마리와 수컷 18마리다. 콘도르가 떼죽음 당한 장소에는 염소 1마리와 개 2마리 등 다른 동물 사체도 함께 발견됐다. 

당국은 그외에도 더 많은 새끼 콘도르와 부화하지 않은 알들이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안데스 콘도르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안데스 콘도르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이번 사태는 멸종위기종과 관련해 볼리비아에서 일어난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리비아 환경부 장관 마긴 에레라 로페즈(Magin Herrera Lopez)는 "이 일은 우리의 자연과 종들에게 돌이킬 수없는 피해"라며 분노했다.
 
35마리의 콘도르 생명을 앗아간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볼리비아 환경당국은 '독살'을 가장 큰 가능성으로 꼽았다. 콘도르 무리가 누군가 설치해 놓은 독극물을 먹어 사망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수많은 안데스 콘도르를 멸종으로 몰아가는 주요 위협요인은 중독으로 인한 죽음이다. 국제 멸종위기 등급 '취약(VU, Vulnerable)'종에 처한 이들 종은 인간이 놓은 독을 직접 섭취하거나 다른 동물 사체를 먹음으로써 간접 중독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남아 있는 콘도르는 약 6700여 마리이며 인간에 의한 중독과 사냥, 서식지 손실로 그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타리하 주지사 아드리안 올리바(Adrian Oliva)는 "우리는 이런 행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며 적극 조사에 나설 것"이라며 "콘도르가 문제없이 농촌사회와 공존하길 바란다"고 AFP와 인터뷰에 말했다.

한편 멸종위기 안데스 콘도르는 볼리비아를 비롯해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 여러 남미 국가를 상징하는 새이기도 한 만큼, 이번 떼죽음 사건은 현지에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

안데스 콘도르를 국조로 삼고 있는 국가들. 콘도르는 안데스 지역의 다양한 신화와 민속에도 등장하며, 힘과 건강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안데스 콘도르를 국조로 삼고 있는 국가들. 콘도르는 안데스 지역의 다양한 신화와 민속에도 등장하며, 힘과 건강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멸종위기 새들이 중독돼 폐사하는 일은 비단 남미 국가만의 일이 아니다. 겨울을 보내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야생 독수리들이 농약 중독으로 피해입는 사례는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새들이 농작물 재배에 피해를 끼치자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 또는 식용(보신)을 목적으로 일부 농민들이 논·밭에 농약을 뿌려놓는 탓이다.

멸종위기종 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