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로 생존율↑' 멸종위기 구상나무 복원 박차

  • 남주원 기자
  • 2021.02.09 14:08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 (사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뉴스펭귄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멸종위기종인 구상나무를 지켜낼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9일 멸종위기 구상나무 복원을 위해 구상나무 유묘에 토종 균근균을 접종 처리한 결과 생존율이 평균 97%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는 무처리(67%)한 나무보다 약 1.5배 증진된 생존율로, 구상나무 보전·복원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상나무 균근균 처리 효과. (왼쪽) 무처리 (오른쪽) 균근균 처리 (사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뉴스펭귄
균근균 형성 모습. (왼쪽)무처리 (오른쪽)균근균 처리 (사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뉴스펭귄

국립산림과학원은 제주도 한라산에서 우리나라 환경에 적응한 토종 균근균(Oidiodendron maius)을 최초로 발견하고, 이를 분리·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브레인트리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해당 균근균을 구상나무 1년생 묘목에 접종해 복원 작업의 유의미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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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균근균'이 무엇이길래 구상나무 뿌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 걸까. 연구를 진행한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관계자는 "균근균은 나무 뿌리와 공생하는 균의 일종"이라며 "균근균은 나무에서 수분 확보 및 물질의 합성, 잔뿌리 성장을 돕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해 최근 이를 활용한 나무 복원 작업을 활발히 시도하고 있다"고 이날 뉴스펭귄 물음에 답했다.

구상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한라산과 지리산 일대에서만 자라는 한국 고유종이다. 실제 크리스마스 트리의 기원이 된 나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기후위기로 수많은 구상나무가 대거 말라죽으며 현재는 국제 멸종위기 등급 '위기(EN, Endangered)'종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리산과 한라산의 구상나무 분포면적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전국 구상나무의 쇠퇴율도 약 33%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구상나무는 생장이 느리고 기후변화에 취약해 숲을 이루는 데 긴 기간이 필요하다"며 특히 어린 단계에 있는 구상나무는 생존율이 낮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상나무의 멸종위기 적색목록 (사진 IUCN)/뉴스펭귄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목 (사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뉴스펭귄

구상나무는 지난 2019년 산림청 실태조사에서도 유전자원 보존과 자생지 복원이 가장 시급한 수종으로 꼽혔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멸종위기에 처한 구상나무의 보전·복원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임효인 박사는 “균근균을 활용한 생존율 증진 결과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구상나무 숲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도 구상나무 현지외보존원 (사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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