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아랫집인데 제발 조용히 좀...' 해양 소음공해 심각

  • 임병선 기자
  • 2021.02.09 08:00
(사진 SpongeBob SquarePants Official 공식 유튜브 영상)/뉴스펭귄  

바닷속 생물들이 해양 소음공해에 직접적 피해를 입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인간이 바다 위에서 만들어내는 소음이 해양생물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바다에서 살아가는 해양생물은 물속에서 소리에 의존해 생활한다. 고래류는 음파를 통해 길을 찾거나 다른 개체와 소통하고, 니모로 잘 알려진 흰동가리는 치어일 때 앞을 못 보는 상태로 바다를 표류하면서 소리에 의존해 서식할 만한 산호초를 찾는다. 이처럼 소리는 여러 해양생물 삶에 필수적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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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간이 만드는 소음이 삶에 필수적인 소리들의 전달을 방해하고, 해양생물들에게 소음공해로 작용해 기존 서식지에서 쫓아내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대 카를로스 두아르테 교수 등 연구진은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인류세 바다의 소리 환경(The soundscape of the Anthropocene ocean)'이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인류세는 현재 지구의 지질학적 시기를 구분하는 명칭으로, 인간 영향이 가장 크다는 의미로 붙여졌다.

연구진은 선행 연구결과 약 1만 개를 분석한 결과, 산업혁명 이후 바다는 생물체가 내는 소리는 크게 줄어들고 인류의 선박 운행, 화석 연료 채굴, 해안선 공사, 특정 동물을 쫓기 위해 설치한 음파 발생 장치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만 늘어난 상태라고 밝혔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이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해양 소음공해가 해양생물의 행동, 생리적 특성, 생식 활동을 변화시키고 심하면 죽음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2017년 선행 연구에서 일부 고래류 생물은 음파를 이용해 해안과의 거리를 측정하는데, 해군의 음파 탐지 장비에 의해 이런 능력에 문제가 생겨 해안에 좌초한다는 보고가 나왔다.

연구진은 배가 서행하고, 항로를 바꾸고, 프로펠러를 교체하는 등 해결책을 도입하면 해양 소음은 경감 가능한 오염 형태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인간 활동이 줄자 해양 소음이 20%가량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들은 정책을 만드는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해양 소음에 대한 규제를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UN이 제시하는 해상법이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에는 해양 소음공해에 관한 내용이 없다.

연구진은 수많은 연구를 망라한 이번 논문이 해양 소음에 관한 인식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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