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반에 걸린 멸종위기 거북은 바다로 돌아가지 못했다

  • 임병선 기자
  • 2021.02.08 11:54
해경 측이 푸른바다거북 몸길이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제주해양경찰서 제공)/뉴스펭귄

국내 해안에서 골칫거리가 된 괭생이모자반에 멸종위기종 푸른바다거북이 걸렸다가 구조됐으나 결국 폐사했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 7일 괭생이모자반에 걸려 탈진한 푸른바다거북(학명 Chelonia mydas) 1마리를 구출했으나, 이날 저녁 기력이 다해 폐사했다고 뉴스펭귄과 8일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푸른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 직전 단계인 위기종(EN, Endangered)으로 분류됐다. 해경은 구조한 개체가 몸길이 57cm, 몸무게 약 10kg 정도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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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생이모자반은 해조류 일종으로 길쭉한 형태로 바다에 떠다니며 번식한다. 한국 남해에도 자생하지만 최근 중국이 추진 중인 해조류 인공 번식 사업으로 인해 중국 해안에서 국내 해안으로 밀려들어오는 경우가 늘었다.  

앞서 제주해경은 지난 6일 3시 39분쯤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포구 내 해상에서 거북 1마리가 괭생이모자반에 걸려 있다는 제보를 받아 구조에 나섰다. 

괭생이모자반에 걸린 푸른바다거북(사진 제주해양경찰서 제공)/뉴스펭귄

해경은 이후 아쿠아플라넷 제주 측 직원의 도움을 받아 푸른바다거북을 한림조선소 인근 해상에 방류했으나, 거북은 기력 없이 다시 물길에 떠밀려 해안으로 돌아왔다.

해경 측은 바다거북을 인근 A수산 수조에 임시 보호하도록 조치했고, 8일 건강 상태를 살핀 뒤 다시 방류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거북은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 못했다. 해경 측은 푸른바다거북 사체를 구조 당시 건강 상태를 살폈던 제주대학교 김병엽 교수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사진 제주해양경찰서 제공)/뉴스펭귄

한편, 괭생이모자반은 어구에 달라붙어 김 채취를 방해하거나 해안에 쌓여 악취를 발생시키는 등 여러 문제의 원인이 된다. 유입량이 유독 많은 인천시, 신안군, 제주도 등 지자체는 수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제주 대정읍 신도리 해안에서 또 다른 멸종위기 해양생물인 상괭이 사체가 괭생이모자반 더미에 뒤섞인 채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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