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탈출하다...' 멸종위기 수마트라호랑이가 맞이한 결말

  • 남주원 기자
  • 2021.02.08 14:08
지난해 5월 덫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수마트라 호랑이. 사진은 본문과 상관없습니다 (사진 BKSDA)/뉴스펭귄

맹수의 동물원 탈출기, 그 끝은 비극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사람과 호랑이 둘 다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콤파스 등 현지매체는 7일(이하 현지시간) 보르네오섬 서부 칼리만탄 싱카왕시의 ‘싱카동물원(Sinka Zoo)'에서 탈출한 수마트라호랑이 2마리가 붙잡혔다고 알렸다. 

매체에 따르면 암컷 수마트라호랑이 '에카(Eka)'와 '토라(Tora)'는 지난 5일 오후 동물원을 탈출했다. 며칠 동안 이어진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호랑이 사육장이 파손되자 외부로 달아날 틈이 생긴 것이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당국은 호랑이를 찾는 동안 인근 지역에 폐쇄 조치를 내렸으며 주민들이 집에 머물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다음날 추적 과정에서 사육사와 호랑이 1마리가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다. 죽은 사육사 몸 곳곳에는 호랑이에게 긁히고 물린 상처가 발견됐다. 그의 나이 47세였다. 생후 2년 된 에카는 경찰이 쏜 총에 사살됐다. 

당국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 우리는 마취총으로 호랑이를 생포하려 시도했으나 호랑이가 매우 공격적으로 행동해 결국 실탄을 쏠 수밖에 없었다"고 외신과 인터뷰에 말했다.

그들은 "호랑이가 가까운 인근 동네로 도망칠까봐 두려웠다"며 "(호랑이를) 죽이지 않고 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인간의 안전이 우선이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호랑이 사육장 근처에는 타조와 원숭이 등 다른 동물들도 죽은 채 발견됐다. 에카와 함께 탈출했던 18개월 짜리 호랑이 토라는 같은 날 오후 생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마트라호랑이는 국제 멸종위기 등급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단계에 처해 있다. 현재 야생에 남아 있는 개체는 400마리 미만으로 추정된다. 주요 위협 요인은 '밀렵'이다. 

현지매체는 "호랑이가 의학적으로 아무런 효능이 없다는 압도적인 과학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전통의학, 특히 중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수마트라호랑이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