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의 또다른 위상, 기후위기 수호자로 변신한 아이돌 팬덤

  • 홍수현 기자
  • 2021.02.05 16:04

아이돌을 좋아하는 소녀팬을 빠O이라 조롱하던 시절은 이제 갔다. K-POP이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떨치는 가운데 그들의 팬덤이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눈길을 끌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로이터통신은 '지구를 위한 K-POP : K팝 팬들이 기후행동으로 지구 지키기에 나섰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로이터는 K-POP 팬덤이 최근 재난 피해자를 위한 성금 모금을 한 사례와, 십시일반 힘을 모아 숲을 조성한 사례들을 언급하며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 K-POP 팬들이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기후위기 대응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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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백현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실제 그룹 EXO(엑소)의 인도네시아 팬인 누를 사리 파(Sarifah)는 '지구를 구하는 K-POP(Kpop4Planet)'이라는 캠페인을 SNS를 통해 주도하고 있다. 사리파는 "K-POP팬은 대부분 밀레니얼 세대이자 Z세대"라며 "우리는 미래를 위해 싸우고 싶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매일 오염, 폭염, 홍수, 산불을 경험하고 있다"며 "우리의 우상이 했던 것처럼 선한 행동을 함으로써 현재의 위기를 바꿀 수 있고, 살기 좋은 행성에서 K-POP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 (사진 방탄소년단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기후위기에 맞서고 있는 팬덤은 EXO의 엑소엘(공식 팬클럽) 뿐 만이 아니다. 글로벌 톱스타로 올라선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 아미는 지난 몇 년 동안 한국뿐 아니라 필리핀을 비롯한 해외까지 멤버들의 이름으로 수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또 홍수를 입은 인도 지역 사회를 위한 구호 기금을 마련했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으로 80여 명이 사망하고 이주민만 3만 명 이상이 발생한 참사가 발생했다. 이에 인도네시아에 있는 K-POP 팬들이 이주민을 위해 순식간에 10만 달러를 모금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례도 있다.

슈퍼주니어 (사진 슈퍼주니어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그룹 슈퍼주니어 현지 팬클럽인 엘프 인도네시아는 #SavePapuanForest 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파푸아의 급속한 삼림 벌채를 반대하는 온라인 캠페인 활성화에 일조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팬덤 블링크 역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팬덤 중 하나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공식 계정에 주한 영국대사관과 협업해 기후위기를 알리고 기후행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블랙핑크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5690만 명으로 전 세계 여성 아티스트 중 1위이자, 전체 아티스트 중에서는 1위인 저스틴 비버( 6070만 명)에 이어 2위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블랙핑크가 해당 영상을 올린 이후 댓글에 기후위기에 대한 내용이 수많은 나라의 언어로 달렸다. 

이처럼 K-POP 팬덤이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그동안 만들어진 조직적인 팬덤 문화와 MZ세대의 니즈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블랙핑크 (블랙핑크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사실 아이돌 팬덤이 사회적 문제에 나서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일은 아니다.

아이돌 1세대인 H.O.T, 신화, god 시대부터 공식 팬클럽들이 치열한 팬덤 싸움을 하면서도 연말연시 불우이웃에 쌀을 기부하거나 연탄을 배달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동에도 앞장서 왔기 때문이다. 팬덤은 팬덤의 이미지가 곧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미지와 직결된다고 여겼기 때문에 사회적 모범이 되는데 앞장서는 문화가 정착돼왔다.

기후위기는 MZ세대에게 허상이 아닌 직격탄이다. 그들에게 기후위기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고, 이 둘이 맞아떨어지면서 시너지를 내게 된 것이다. 

게다가 지리적 장벽에 가로막혔던 과거와 달리 이들 MZ세대는 SNS를 타고 시간, 장소의 제약 없이 뜻을 모으는 데 익숙하다. 급속한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마음에 오만함을 심어 현재의 기후위기를 불러왔다. 하지만 이를 극복해 낼 소중한 씨앗도 함께 가져다주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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