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 사육'이 키운 조류 인플루엔자에 멸종위기종 폐사 속출

  • 임병선 기자
  • 2021.02.05 11:17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혹고니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이하 AI)가 전국에 확산하면서 멸종위기 야생 조류 폐사가 속출하고 있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일부터 올해 1월 28일까지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멸종위기 조류는 총 29마리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혹고니 1마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큰고니 24마리, 수리부엉이 2마리, 노랑부리저어새 1마리, 흑두루미 1마리다. 

(인포그래픽 최진모 기자)/뉴스펭귄

AI는 크게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나뉘는데,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닭이 75% 이상 폐사할 경우 고병원성으로 분류한다. 고병원성은 국내에서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발생시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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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수리부엉이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대부분 폐사체에게서 발견한 경우다. 게다가 날아다니며 여러 구역을 돌아다니는 조류 특성상 고병원성 AI로 인해 죽었지만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실제로는 더 많은 개체가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전에 발생했던 고병원성 AI는 야생 조류에게는 가벼운 증상만 발현시키는 데 그쳤지만, 올해 들어 야생 조류가 고병원성 AI로 인해 폐사까지 이르는 경우가 급증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는 공장식 밀집 사육을 AI의 전파 요인으로 본다. 바이러스에 이미 노출된 야생 철새가 국내에 찾아오면서 고병원성 AI가 도래하지만, 이후 전파 과정에서는 밀집된 사육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육 닭, 오리 간 빠르게 전파된다는 것이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밀집 사육으로 인해 야생동물 질병이 빠르게 전파된다는 문제는 지난 2008년부터 꾸준히 제기됐지만 고병원성 AI는 국내에 지속적으로 찾아와 멸종위기 조류와 국내 사육 가축에 피해를 입혔다.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시 가금류 밀집 사육을 개선하겠다고 했으나 눈에 띌 만큼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2021년이 멸종위기 조류를 고병원성 AI로부터 구하는 원년이 될지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환경부는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을 신설해 코로나19, 고병원성 AI, 저병원성 AI를 비롯한 야생동물 질병 관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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