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모으고~쏘세요' 일론 머스크가 꽂힌 요즘 기술

  • 임병선 기자
  • 2021.02.07 08:00
(사진 Carbon Engineering)/뉴스펭귄

일론 머스크가 현상금을 건 뒤,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와 우주기업 스타링크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자신의 트위터에 "최고의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에 1억 달러(한화 약 112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혀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활동할 때나 인간이 화석연료를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기체로 대기 중에 존재하면서 공기가 열을 가두는 능력을 높여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15ppm(파츠퍼밀리언, 공기 중 특정 물질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을 넘고 2019년 연평균 기온이 20세기 평균에 비해 0.95℃ 상승하는 등 기후위기는 현실로 다가왔다.

이에 각국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줄이기에 나서며 활발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미 방출된 이산화탄소로 인해 기후위기는 당분간 계속 심화한다는 게 과학자들의 공통적 의견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은 '직접공기포집(Direct Air Capture)'인데, 커다란 팬으로 대기 중에 있는 공기를 빨아들인 다음 흡입한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액체 상태로 분리해 특수 탱크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공장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자체적으로 모으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일상적으로 퍼져 있는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이라 큰 주목을 받았다.

(사진 Carbon Engineering)/뉴스펭귄

앞서 빌게이츠가 자금을 지원해 유명해진 직접공기포집 장치 개발 캐나다 업체 카본엔지니어링은 이렇게 모은 이산화탄소를 휘발유나 경유 대신 쓸 수 있는 연료로 변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 측에 따르면 장치 한 대가 연간 이산화탄소 100만t을 포집할 수 있고, 이는 나무 4000만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양이다. 

전 세계 인간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산치는 연간 약 400억t인데, 만약 이들의 주장만큼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가 효율적이라면 4만 대를 설치했을 때 인간 활동에 의한 신규 이산화탄소를 0으로 만들 수 있다.

카본엔지니어링 외에도 스위스 클라임웍스(Climeworks)가 직접공기포집 방식을 채용해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사진 Carbon Engineering)/뉴스펭귄

직접공기포집 기술은 아직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 

첫 번째, 발전 방식이다. 장치는 이산화탄소를 걸러내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공기를 흡입해야 하는데, 만약 흡입 장치를 돌릴 때 필요한 전기를 신재생발전에서 얻지 못해 화력발전, 원자력발전으로 획득하면 다른 종류의 공해가 발생하게 된다.

두 번째 문제는 이산화탄소를 '완벽하게 보관할 수 있는가'다. 이산화탄소를 특수 탱크에 저장한다고 해도 관리가 부실하거나 오랜 시간이 지나면 용기에 문제가 발생해 새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산화탄소 제거 업체 카본큐어(Carboncure)는 다른 곳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제작 시 재활용 자원으로 쓰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크리트는 일반 콘크리트와 마찬가지로 건물 등에 활용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구조물이 부식하면서 이산화탄소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

세 번째 기술의 용도다. 이 회사에 자금을 대고 있는 회사는 글로벌 정유업체 셰브론, BHP, 옥시덴탈이다. 이들 업체의 목표는 이산화탄소로 생산한 연료를 자신들이 원유를 추출하는 곳에 주입해 신규 화석연료를 쉽게 추출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 얻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려는 계획은 더뎌지게 된다.  

일부 전문가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대신 천연 이산화탄소 포집 능력을 가진 숲을 지키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숲을 지키면 생태계 보전 등 다른 이점도 함께 달성되기 때문에 숲이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과거부터 대기 중에 지속적으로 쌓여 온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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