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사이에 원숭이가 있어요...' 대구 동물원에서 방치 의혹

  • 임병선 기자
  • 2021.02.03 16:01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뉴스펭귄

대구 한 동물원에서 사육 동물이 방치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 2일 SNS에 글을 게시해 대구시에 위치한 한 동물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운영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남은 동물을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 측은 동물원 안에 낙타, 원숭이, 라쿤, 양, 염소, 거위 등이 있는데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물과 사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으며, 특히 원숭이는 한겨울에 얼어붙은 고드름이 가득한 우리 안에서 살고 있었다고 밝혔다. 단체는 동물원 내 기둥에 목줄에 매인 채 죽은 염소를 발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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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인근 주민 한 명이 방치된 동물을 목격하고 지난 10개월 동안 직접 보살피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와 협력해 동물 구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들은 사육장 실태를 담은 사진을 게시하면서 사육장, 사료 그릇을 비롯한 시설이 오랜 시간 방치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이사는 3일 뉴스펭귄에 "제보자께서 동물들을 보살핀 덕에 전체적으로 상태가 매우 나쁘지는 않았지만, 낙타의 경우 노령이고 몸 곳곳에 염증이 많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원숭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의거해 정식 등록을 해야 하나 무등록 상태였다"며 "동물을 방치한 행위와 함께 무등록 건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고 추후 가능하다면 자체 시설을 세워 피해 동물을 데려와 보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사육장 내 시설이 방치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뉴스펭귄
단체 측은 염소 한 마리가 기둥에 묶여 숨져 있었다고 전했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뉴스펭귄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뉴스펭귄

해당 동물원이 입점한 테마파크 관계자는 동물원 관리는 입점 업체에서 하고 있다며 책임을 업체 측으로 넘겼다.  뉴스펭귄은 동물원 관리 업체 측에 연락을 수 차례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관리 당국인 대구시는 현장 점검에 나선 상태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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