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 사라진 줄 알았던 '흰수마자'가 나타났다

  • 남주원 기자
  • 2021.01.30 08:00
이하 발견된 흰수마자 (사진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제공)/뉴스펭귄

35년 전 미호천에서 자취를 감췄던 '흰수마자'가 발견돼 화제다.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는 청주시 미호천에서 멸종위기 '흰수마자' 3마리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29일 뉴스펭귄에 알렸다.

흰수마자는 잉어과 꾸구리속에 속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흰 수염이 난 물고기'라고 해서 이러한 이름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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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와일드라이프컨설팅 김대호 연구원이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미호천에서 흰수마자 1마리를 발견해 순천향대 방인철 교수팀에 알렸으며, 같은 날 동대학교 성무성 연구원과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박현수 사무처장이 흰수마자 2마리를 추가로 확인했다. 

이는 미호천에서 1980년대 중반 이후 35년 만에 흰수마자 서식이 확인된 것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제공)/뉴스펭귄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박현수 사무처장은 "1935년 낙동강에 서식하는 흰수마자를 신종으로 발표한 후 1980년대까지 약 50여 년간 발견되지 않았다"며 그동안 흰수마자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이후 1983년 낙동강이 아닌 미호천에 서식하는 흰수마자가 새롭게 발견됐다. 미호천은 금강의 최대 지류 하천으로 모래 하천의 특성이 발달돼 흰수마자가 살기 좋은 환경을 이뤘다. 그렇게 흰수마자는 1986년까지 충북 오창면·옥산면·현도면 등 다양한 지역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금강 및 미호천 일대 하천이 훼손되면서 흰수마자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박 사무처장은 "산업개발, 대규모 축산산업, 하천정비사업 등으로 하천 환경이 훼손돼 현재는 흰수마자 서식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흰수마자가 발견된 미호천 지역은 현재 미호교 공사가 진행 중인데다가 추후 가까운 곳에 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미호천 일대 (사진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제공)/뉴스펭귄

기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꾸구리속 3종인 꾸구리·돌상어·흰수마자 모두 현재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그중 흰수마자는 서식지인 모래 하천이 훼손되면서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가장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충청북도는 한강과 금강수계를 모두 품고 있어 담수어류의 대표적인 서식지로 꼽힌다.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에 따르면 이곳에는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인 흰수마자·미호종개·퉁사리·감돌고기, 2급인 연준모치·한강납줄개·가는돌고기·꾸구리·돌상어 등이 살고 있다.

기관은 "흰수마자 등 담수어류의 서식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앞으로 하천 생태보전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순천향대 방인철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흰수마자 개체에 대해 "세종보 상류 본류 구간 또는 미호천 하류에서 올라온 개체이거나 지난해 오랜 장마로 인해 하천 저질의 유기물이 쓸려 내려가면서 저질환경이 개선된 영향 등 다양한 원인이 추정돼 추후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시 미호천에서 발견된 흰수마자 (영상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제공)/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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