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 마자 분쇄...' 독일 수컷 병아리 대량 학살 금지 추진 (영상)
'태어나자 마자 분쇄...' 독일 수컷 병아리 대량 학살 금지 추진 (영상)
  • 홍수현 기자
  • 승인 2021.01.27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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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nimal Liberation)/뉴스펭귄
(사진 Animal Liberation)/뉴스펭귄

이제는 너무나 흔한 식자재가 되어버린 '계란'. 하지만 이 무수한 계란을 얻기 위해 암탉은 공장식으로 지어진 케이지 안에서 평생 옴짝달싹도 못 하고 알만 낳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최근 이같은 문제가 제기되며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란 닭이 생산하는 일명 '동물복지 유정란'을 소비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여기까지는 동물권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 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수탉들은 이제까지 어디로 갔던걸까?

산업화 시대의 닭은 알에서 부화하자마자 암컷과 수평아리로 구분돼 운명이 결정된다. 암컷은 살도 쉽게 붙고 알을 낳을 수 있어 예방접종을 하고 농장에서 길러지지만, 수컷은 그렇지 않아 바로 분쇄기로 직행한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무정란은 인공수정을 통해 만들어져왔다.  

전 세계에서 매년 약 70억 마리의 수평아리가 태어나자마자 분쇄기에 갈리거나 질식사당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수평아리 도살은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암컷은 한꺼번에 기계식 접종을 하고 수평아리는 컨베이어 끝에 다다르면 칼날에 분쇄된다 (사진 Animal Liberation)/뉴스펭귄
암컷은 한꺼번에 기계식 접종을 하고 수평아리는 컨베이어 끝에 다다르면 칼날에 분쇄된다 (사진 Animal Liberation)/뉴스펭귄

윤리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지난해 1월 독일과 프랑스는 오는 2021년 말까지 수평아리 분쇄 관행을 없애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윽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독일 농업부 줄리아 클뢰크너(Julia Klöckner) 장관은 "수평아리 도살 관행을 금지하는 법률 초안을 승인했다"며 "독일은 오는 2022년, 수평아리 도살을 금지하는 실질적인 첫 번째 국가가 된다"고 발표했다. 독일에서는 지난 2015년 수평아리 도살 금지를 공포했었으나 이를 뒷받침만 할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시행을 미뤄왔다. 

독일 정부는 수평아리 대량 도살 관행을 막기 위해 '암컷만 부화시키는' 성 감별 기술을 고안했다. 독일 '셀레그트'사가 개발한 기술로, 수정란에서 체액을 추출해 여성 호르몬이 있는지 부화 전 미리 검사하는 방식이다. 검사 방식은 이르면 2024년부터 각 농장에 도입될 예정이다. 

클뢰크너 장관은 "동물복지와 경제적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이 기술에 수백만 유로를 투자했다"며 "단계적인 실행으로 다른 나라를 위한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법률안은 독일 하원의 입법 승인을 거쳐 발효된다. 

독일 시민단체 '푸드와치(Foodwatch)'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동물복지에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수평아리 대량 학살은 멈출 수 있겠지만, 암탉이 처한 상황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즉각적인 도살을 전제로 부화한 지 72시간 내 수평아리 파쇄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스위스는 지난해 수평아리 도살 관행을 법으로 금지했으나 가스를 이용한 질식사는 여전히 합법이다.

동물해방이 공개한 공장식 사육 현장에서 수평아리가 받는 대우를 포착한 영상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장면이 포함됐습니다)

한편 지난 2016년 동물권리단체 '동물해방(Animal Liberation)'은 호주에서 가장 큰 부화장에서 수평아리가 어떻게 암컷과 분리되고 분쇄되는지 장면을 포착해 이를 대중에 공개해 큰 충격을 안겼다. 

영상에는 아무런 조치 없이 살아있는 수평아리들이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가다 칼날에 무자비하게 목숨을 잃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단체는 영상을 공개하며 "병아리들도 고통을 느낄 수 있기에 이것은 완벽한 폭력이자 살인"이라며 당장 이러한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양계산업에서 수평아리를 처리하는 방식과 똑같은 방법으로 고양이나 강아지를 대한다면 '동물학대'에 속한다"며 닭에 대한 처우도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멸종위기종 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