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이름 딴 '프로비행러' 비둘기, 호주서 살처분 위기 '너무 잘 날아간 탓'

  • 남주원 기자
  • 2021.01.15 13:25

미국에서 호주까지 약 1만 3000km를 날아간 비둘기가 살처분될 위기에 처했다. 

호주 9News등 현지매체는 지난해 미국에서 실종된 비둘기 한 마리가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나타났다고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비둘기는 지난해 10월 29일 미국 오리건주에서 열린 비둘기 경주대회에 출전한 '경주용 비둘기'였다. 당시 비둘기는 현장에서 돌연 사라졌는데 두 달여만인 지난달 26일 호주 멜버른의 한 가정집 뒷마당에서 발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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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를 발견한 집주인 케빈 셀리버드(Kevin Chelli-Bird)는 이 비둘기가 미국경주비둘기협회(American Racing Pigeon Union)에 등록된 개체이며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주인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주인과는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이후 그는 부인과 함께 비둘기에게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을 따서 '조(Joe)'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뒷마당을 같이 쓰며 지내고 있다. 셀리버드는 "처음에는 '도널드(Donald)'라고 부르려고 했지만 정치적으로 옳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대신 '조(Joe)'라고 불렀다"고 외신들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사진 '9 News Australi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비둘기 사연이 호주 전역에 퍼지면서 검역이 매우 엄격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호주 당국이 나섰다. 당국은 해당 비둘기를 '살처분'하자는 입장이다.

호주 농림부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이 비둘기는 토종 새들과 가금업에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식량안보와 야생조류에 위협이 될 수 있기에 호주에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호주 검역청은 "(비둘기가) 미국에서 들어왔기 때문에 조류 질병이 우려된다"라며 셀리버드에게 비둘기를 잡아줄 수 있는지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50cm 이내로 다가가면 새가 날아가버려 잡을 수 없다고 전했고, 검역청은 현재 비둘기를 포획할 전문가를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비둘기는 어떻게 태평양을 건너 약 1만 3000km나 되는 먼 거리를 날아갈 수 있었던 걸까. 전문가들은 이 비둘기가 화물선들에 중간중간 기착하며 호주까지 날아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동물 입국 허가에 대한 호주의 철저한 검역 방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Johnny Depp)과 그의 전 부인 앰버 허드(Amber Heard)는 개인용 제트기로 반려견 '피스톨(Pistol)'과 '부(Boo)'를 데리고 허가없이 호주에 입국해 공식 사과를 해야만 했다.

당시 호주 검역당국은 조니 뎁에게 50시간 내에 반려견을 데리고 나가라며 그렇지 않으면 개들을 안락사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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