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펭귄만 골라 죽여'...멸종위기종 노란눈펭귄 덮친 의문의 폐 질환

  • 남주원 기자
  • 2021.01.14 08:00

멸종위기종 노란눈펭귄이 의문의 폐 질환으로 줄줄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것도 세상 밖으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펭귄'들만 골라서 말이다.  

이하 노란눈펭귄. 이름처럼 눈(홍채)과 눈 주위 털이 노란색이다. 울음소리가 귀를 뚫는 듯 크다고 해서 뉴질랜드 원주민들은 '호이호(Hoiho)'라고 부른다. 큰 소리를 내는 새라는 뜻이다. 새끼 펭귄은 전체적으로 짙은 갈색 솜털로 덮혀 있으며 어른 펭귄과 달리 머리에 노란 띠 무늬가 없고 눈은 짙은 회색이다 (사진 'Yellow-eyed Penguin Trust'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뉴질랜드 스터프(Stuff) 등 현지 매체는 뉴질랜드 남섬에 서식하는 노란눈펭귄(Yellow-eyed Penguin)이 원인 모를 폐 질환으로 숨지는 일이 다수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1차산업부(MPI)가 폐 질환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해당 질병의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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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니든야생동물병원 대표이자 수의사인 리사 아길라(Lisa Argilla)는 "이 질병은 치료가 불가능하다"며 "호흡기 질환이 너무 심해 펭귄들의 폐를 거의 파괴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실시한 부검 결과, 새끼 펭귄들 중 58마리가 이 병을 앓고 있었으며 그들의 폐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해당 질환은 갓 태어난 새끼 펭귄에게서만 나타난다는 특이점을 가졌다. 부모 펭귄들은 새끼들과 함께 있어도 이 병에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병원 측은 유일한 예방책으로써 생후 1~10 일 된 새끼들을 시설에 잠시 보호했다가 위험한 시기가 지나면 곧바로 원래의 야생 둥지로 돌려보내고 있다.

아길라는 "노동집약적인 개입을 통해 80마리의 새끼 펭귄이 건강하게 살아남았고 이 방법이 펭귄들을 멸종으로부터 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노란눈펭귄을 집단으로 죽이고 있는 이 질환은 지난해 처음 발견됐으나 당시에는 전염성이 입증되지 않아 큰 위협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질병은 올해 뉴질랜드 남섬에 또다시 창궐했으며 더욱더 악화된 기세로 수많은 새끼 펭귄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같은 병원의 조다나 와이트(Jordana Whyte)는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질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또 새끼들간 전염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절망적인 상황에 대해 토로했다.

노란눈펭귄(Yellow-eyed Penguin) 국제 멸종위기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노란눈펭귄은 국제 멸종위기등급 '위기(EN, Endangered)' 단계에 처해 있으며 현재 야생에 4000~50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았다. 

주요 위협 요소는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인간들의 과도한 어업활동 및 조류 말라리아 등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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