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그리스 폭염-스페인 폭설-중국 영하 46도 이상기후 격변

  • 홍수현 기자
  • 2021.01.12 11:34

다나다난했던 2020년이 저물고 새해가 밝았지만, 지구의 고통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최근 그리스에서는 연일 전례 없는 이상 고온 현상이 관측되고 있으며 반면 스페인에서는 50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국가 전체가 마비됐다. 

전례 없는 1월 폭염 현상으로 그리스 사람들이 해안을 찾아 수영을 하고 있다

그리스는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으로 여름에는 고온 건조하고 겨울에는 저온 다습한 특징을 띈다. 겨울에는 저온이라 해도 아테네 기준 1월 최저 5℃에서 최고 12℃ 사이를 오르내리며 평균 10℃ 안팎을 유지하는데, 최근 며칠간 아테네에서 관측된 기온은 무려 이의 2배인 23℃에 달한다. 일부에서는 31℃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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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국립 천문대는 이러한 '1월 폭염 현상'이 지난 50년간 단 두 차례, 1987년과 2010년에만 관측됐다고 밝혔다. 

현재 그리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국가 전체에 락다운이 내려져 있는 상태이나, 겨울에 찾아온 난데없는 따뜻한 날씨에 사람들이 해안가를 찾으며 방역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실제 영상에서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해변을 거닐고 수영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그리스는 작년 한 해 끝임없이 이상기후에 시달렸다. 지난해 9월에는 지중해성 허리케인으로 불리는 '메디케인'이 1969년 이래 가장 강력한 강풍과 폭우를 동반해 엄청난 피해를 남겼고, 그보다 앞선 지난 1월에는 올해와 달리 기온이 영하 12.6℃까지 떨어지는 등 심각한 기후위기를 겪고 있다. 

그리스에 폭염이 찾아온 동안 스페인에는 50년 만에 내린 폭설로 나라 전체가 홍역을 앓고 있다. 

폭풍 필로메나가 스페인을 강타하면서 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지고 있는데, 9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를 비롯한 중부 지역에는 최대 50cm가 넘는 눈이 쌓이며 최소 4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전체 50개 주 중 36개 주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고 이 중 몇 곳에는 최고 경보까지 발령되며 도로가 차단되고 공항이 폐쇄돼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폭설은 코로나19 방역 체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페인 정부는 예정대로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폭설로 도로가 끊긴 곳에는 헬기를 띄웠고, 스페인 전역에서 환자를 보기 위해 수십 킬로미터를 걸어 병원에 도착한 의료진 사연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스페인 기상 당국은 앞으로도 며칠 동안 기온이 영하 10℃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지난 6일 북동부 아라곤 지방의 기온이 영하 34.1℃까지 떨어져 관측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내린 폭설 현장

현재 이상기후를 겪고 있는 곳은 그리스와 스페인뿐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서도 며칠째 폭설이 내려 제설 작업에 쉴 틈이 없고, 중국도 올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7일 아침 기온이 영하 19.6℃까지 떨어지며 1966년 2월 이후 최저 기온을 기록했고, 중국 북부 네이멍구 자치구 일부 지역에서는 무려 영하 46.2℃까지 떨어지는 살인적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중국 국가 기상대는 이번 강추위가 오는 13일 이후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울 평균 기온이 영상 10℃ 이상을 유지하던 타이완에서도 최저 기온이 영하 14.4℃까지 떨어지는 기습 한파가 몰아치며 7-8일 이틀 동안 126명이 죽는 참사가 발생했다. 타이완은 아열대 기후에 속해 평소 난방기구를 제대로 갖춰놓지 않은 곳이 많아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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