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방사능 피폭설'?...배 터져 죽는 게 빠르다

  • 임병선 기자
  • 2021.01.12 08:00
(사진 Pexels)/뉴스펭귄

최근 방사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불똥이 엉뚱하게 '바나나'로 튀었다.

지구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지형, 토양에 따라 방사성 물질이 존재하는데 바나나에서도 마찬가지로 극미량의 방사능이 방출된다. 이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헌데 일각에서는 바나나에서 방사능이 방출된다는 점을 근거로, 바나나를 많이 먹으면 방사능 피폭 위험성이 있다는 낭설을 퍼뜨리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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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1개를 섭취한 사람은 약 0.1μSv(마이크로시버트, 인체 방사능 노출 수준을 나타내는 단위) 방사능에 노출되는데 이는 멸치 1g 섭취 할 때와 같은 수치다. 참고로 치아 엑스레이를 찍을 때는 5μSv에 노출된다. 

한국을 기준으로 성인 1명이 1년 동안 평균 방사능 3mSv(밀리시버트, μSv의 1000배)에 노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바나나에서 검출되는 0.1μSv의 3만 배다.

즉, 사람이 생활하면서 자연적 방사능에 노출되는 양과 비교했을 때 바나나 속 방사능은 극미량이라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그럼에도 바나나를 둘러싼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자, 이번에는 과학자들이 검증에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대는 방사능 피폭에 대한 기준과 바나나에서 나오는 방사능을 비교한 분석을 내놨다. 분석에 따르면 방사능 피폭에 의해 한 사람이 2주 안에 사망에 이르려면 1000만μSv 이상 방사능에 노출돼야 하는데, 이는 바나나 1억 개가 내뿜는 방사능과 맞먹는 수치다. 

특히 바나나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는 이유는 칼륨 때문인데, 칼륨은 우리 신체에 무한정 축적되지 않고 신장에 의해 걸러진 뒤 몸 밖으로 배설된다. 배설되는 양까지 감안해 바나나를 피폭될 정도로 먹으려면, 그 전에 소화기관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다분하다. 즉, 바나나를 먹고 방사능에 피폭돼 죽을 확률 보다, 바나나 1억 개를 먹다 과식으로 죽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사람이 일반적으로 섭취하는 칼륨으로 인해 바나나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는 이유는 칼륨 중 특정 동위원소가 방사성 물질이기 때문이다. 특정 원소는 같은 이름이 붙어도 원자량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이를 동위원소라고 부른다. 칼륨의 경우 자연적으로 동위원소 3가지 칼륨-39, 칼륨-40, 칼륨-41이 있다. 이중 칼륨-40이 방사성 물질이며, 칼륨-40은 전체 칼륨 중 약 0.012% 비율로 지구 상에 존재한다. 

칼륨이 풍부한 콩, 갈치 등과 같은 식품에서도 바나나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방사능이 검출되지만 앞서 밝힌 이유와 마찬가지로 칼륨으로 인해 방사능에 피폭될 위험은 낮다.

칼륨은 나트륨과 균형을 이루어 정상 혈압을 유지하고 몸속 노폐물을 처리하고 뇌 기능을 활성화 시키기 때문에 적당한 칼륨 섭취는 건강에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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