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발 한파' 제트기류 때문이라는데...'제트기류'는 뭐지?

  • 임병선 기자
  • 2021.01.08 14:36
8일 북극발 한파에 구조물이 얼어붙었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최근 한반도를 찾은 한파가 제트기류 교란으로 인한 북극발 추위로 밝혀졌는데, 제트기류란 무엇일까.

8일 국내 최저온도가 강원도에서 철원 영하 26℃, 서울이 영하 18℃를 기록하는 등 한반도에 매서운 한파가 찾아왔다. 

기상청은 전날 이번 한파의 원인이 북극에서 발생한 '음의 북극진동'이라고 발표했다. 음의 북극진동은 북극 제트기류의 흐름이 약해지면서 제트기류가 북극에 가두고 있던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닿을 정도로 남하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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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기류'는 대기권과 성층권에서 좁고 빠르게 지구를 회전하는 공기 흐름으로, 북반구와 남반구에 각각 극지 제트기류와 아열대 제트기류가 1개씩 위치하고 있다.

한반도 기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북극을 둘러싸고 형성된 '북극 제트기류'다. 선행 연구를 통해 북극 제트기류가 온난화로 인해 발생 양상이 크게 변하면서 이상기후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바 있다. 온난화로 인해 대기가 따뜻해지면 제트기류를 밀어내는 힘이 강해지고 제트기류는 더 구불구불 요동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만약 북극 제트기류의 형태가 심하게 요동쳐 한반도 아래를 남하해 형성되면 북극의 찬 공기가 한반도에 직접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2019년 겨울 한반도를 찾아왔던 기록적인 한파도 북극 제트기류의 발생 양상이 변화하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내려온 현상으로 알려졌다.

또 2020년 한반도를 찾은 덥지 않은 여름과 긴 장마의 원인도 제트기류가 약해진 것이 지목됐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문제는 제트기류의 형태가 온난화로 인해 예측이 더 어렵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극 제트기류는 유럽 기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3개 제트기류에 비해 연구가 활발한 편이지만, 아직 이조차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적도권 온난화로 인해 제트기류가 극지방 방향으로 밀려나는 과정 모식도 (사진 Cliamate Central)/뉴스펭귄

기후위기가 곧 식탁의 위기로 찾아오는 것처럼 제트기류 역시 식량 문제와 연관성을 갖는다.  

2019년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 카이 콘허버(Kai Kornhuber) 박사는 북극 제트기류가 일정한 패턴을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제트기류의 변화가 식량 생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담긴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파동형인 북극 제트기류 형태가 변화하면서 북미 중서부, 서유럽, 서아시아 등 식량이 많이 생산되는 곡창지대에 뜨거운 공기가 유입돼 열파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농작물 수확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파와는 반대되게 북미 중부, 동유럽, 동아시아에는 북극 차가운 공기가 유입돼 한파가 유발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라 대기가 더 뜨거워질수록 열파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발 한파에 식물이 냉해를 입었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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