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100년만에 존재 드러낸 '희귀 유인원' 사라질 위기

  • 권오경 기자
  • 2019.03.06 13:28

타파눌리 오랑우탄, 수력발전소 건설로 서식지 훼손
현재 800마리 남아... 500마리 미만시 생존보장 못해

(사진 유튜브 채널 The Orangutan Project)/뉴스펭귄

100년 만에 발견된 세계 희귀 유인원이 위태롭다. 서식지가 훼손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자카르타포스트 등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유인원으로 알려진 '타파눌리 오랑우탄'(학명 Pongo tapanuliensis)의 서식지가 수력발전소 건설로 심각하게 훼손될 상황에 놓였다고 최근 보도했다.

타파눌리 오랑우탄과 같은 대형 유인원의 새로운 존재를 확인한 것은 약 100년 만의 일이다. 현존하는 대형 유인원은 고릴라 2종과 지난 2017년 처음으로 존재가 확인된 타파눌리 오랑우탄, 침팬지, 보노보, 보르네오 오랑우탄, 수마트라 오랑우탄 등 7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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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파눌리 지역의 토루 숲에서만 살아가는 타파눌리 오랑우탄은 약 340만년 전 다른 종과 분리돼 독자적으로 진화해 왔다. 저지대에 거주하는 여타 오랑우탄 종과 달리 고지대의 숲에 사는 등 고유의 생태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에 건설 중인 수력발전소가 이 희귀 유인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수력발전소 건설 공사는 중국 국영업체인 '중국수전건설그룹'(Sinohydro)의 지원을 받아 북(北)수마트라주 타파눌리 지역에서 진행 중이다. 이 공사로 오랑우탄이 사는 숲의 8%(96㎢)가 침수됐고, 숲이 동서로 나뉘었다.

최악의 경우 몇 년 이내 오랑우탄의 서식지 절반 이상이 파괴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이러한 심각한 서식지 훼손은 타파눌리 오랑우탄의 멸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야생 오랑우탄은 개체 수가 500마리 미만으로 줄면 장기적 생존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지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현재 타파눌리 오랑우탄의 개체 수는 800마리에 불과하다. 수력발전소가 완공되면 서식지를 잃은 타파눌리 오랑우탄이 멸종하는 일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수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현지 환경단체들의 목소리도 뜨겁다.

인도네시아 환경포럼(WALHI)은 인도네시아 메단 행정법원에 수력발전소 건설 허가를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됐으며, 타파눌리 오랑우탄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인도네시아 환경포럼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전략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일환인 이 공사가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며 지난 1일 중국은행 자카르타 지점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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