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참사, 거대 싱크홀로 빨려 들어가는 주택 영상

  • 홍수현 기자
  • 2021.01.05 14:35

노르웨이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이 통째로 빨려 들어가는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노르웨이 최대 민영사 TV2 등 현지매체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북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아스크에서 산사태로 거대 싱크홀이 형성된 사실을 긴급 타전했다. 

아스크 지역은 흙이 산사태나 지진 등 강한 압력을 받으면 강도를 잃어버리고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성질을 가진 '유점토' 일명 '퀵 클레이(Quick clay)'를 기반으로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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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노르웨이 정부는 아스크 일대를 '산사태 고위험' 지역이라 발표하며 주거용 주택을 짓지 말라고 권고했으나 이후 10년이 흐른 뒤 아스크에는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이 속속 들어섰다. 

아스카 산사태-싱크홀 현장 (사진 NVE_Jaran Wasrud)/뉴스펭귄
아스카 산사태-싱크홀 현장 (사진 NVE_Jaran Wasrud)/뉴스펭귄

아스크에서는 과거에도 산사태가 발생하면 땅이 푹 꺼지는 싱크홀이 형성됐는데 이번처럼 대규모 산사태와 거대 싱크홀이 동반 형성된 것은 보기 드문 경우로, 이번에 만들어진 싱크홀은 길이 700미터 폭 300미터에 이른다. 노르웨이 수자원 및 에너지국은 "1893년 이후 최악의 퀵 클레이 산사태"라고 말했다. 

영상 속 주택들은 손 쓸 도리없이 그대로 싱크홀에 빨려 들어간다. 싱크홀에 빠진 주택만 현재까지 9채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300m 낭떠러지 싱크홀 바로 앞에서 간신히 멈춰세운 자동차 한 대도 포착됐다. 지반이 약하기 때문에 함부로 후진할 수도, 차에서 내릴 수도 없게 돼버린 것이다. 

노르웨이 경찰에 따르면 산사태 발생 직후 마을 주민 1000명은 긴급 대피했으나 4일 기준 사망자는 7명이며 실종자는 3명이다. 

당국은 실종자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산사태 직후에는 추가 붕괴 위험이 상당히 컸기 때문에 마을로 진입조차 할 수 없어 헬리콥터와 열 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으로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이번 산사태가 '기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최근 과도하게 많은 비가 내리며 예년보다도 더 습한 겨울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것이 아스크 지역의 퀵 클레이와 만나며 산사태를 촉발시켰을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알타지역 산사태로 해안가 일부가 떨어져 나간 모습 (사진 NVE_Anders Bjordal)/뉴스펭귄
알타지역 산사태로 물에 잠긴 모습 (사진 NVE_Anders Bjordal)/뉴스펭귄

노르웨이에서는 지난해 6월 북부 알타 지역에서 강력한 산사태가 발생해 해안가 땅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주택 여러 채가 쓸려가기도 했다. 이 지역의 지반도 퀵 클레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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